코로나19 확진자 나온 자선단체 시설 폐쇄 영향
라스베이거스 "건물은 병원 포화될 경우 후보지"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코로나19(COVID-19)로 갈 곳을 잃은 라스베이거스의 홈리스(homeless. 노숙자)들이 주차장을 임시 거처로 제공받아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이 미국인들의 공분을 샀다.
현지 천주교 자선단체 시설에서 노숙자 한 명이 코로나19 감염 양성반응을 보이면서 해당 시설이 폐쇄됐기 때문인데, 세계에서 가장 부자 나라의 시 당국이 노숙자들을 주차장에서 잠을 자게한 것을 놓고 "너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30일(현지시간) CNN뉴스 등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 당국이 노숙자들을 주차장 맨바닥에 재웠다가 비판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 그간 노숙자들에게 쉼터를 제공해 온 천주교 자선단체 시설이 폐쇄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지난주 심터의 한 노숙자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자 이 시설은 폐쇄됐다.
이에 500여명의 노숙자는 다른 시설을 찾아 나섰지만 자리가 모자라 많은 노숙자가 갈 곳을 잃었다. 라스베이거스 당국은 평소 전시장, 야구장 등으로 사용되던 캐시먼센터의 주차장을 노숙자 임시 거처로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 29일에는 117명의 노숙자가 이곳을 찾았다. 잠자리를 찾아 헤매던 노숙자들은 감격하며 "눈물이 날 것만 같다. 바로 이곳이 우리가 안심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흰색 선으로 둘러쳐진 콘크리트 바닥에서 6피트(약 1.8m)씩 떨어진 채 잠을 청한 노숙자들의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끔찍하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 나라가 시민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조차 해결해주지 못하니 이는 우리 사회가 실패했다는 증거"라는 글부터 "호텔이 텅텅 비어 있는 데도 노숙자들을 주차장에 몰아넣고 있다. 이 사진들은 이 나라가 가진 모든 문제점을 보여준다"라는 문구까지 트위터에 올라왔다.
데이비드 리글먼 라스베이거스시 대변인은 "캐시먼 센터는 앞으로 병원이 포화할 것을 대비한 장소라 노숙자 수용이 어려웠다"며 "애초 주차장 바닥에 매트를 깔았지만, 오히려 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속에서 노숙자 문제뿐 아니라 모든 측면에서 역부족이 드러나고 있지만 우리는 또한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노숙자들에게 쉼터를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시에 따르면 폐쇄됐던 천주교 자선단체의 노숙자 쉼터는 이번 주중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라스베이거스 캐시먼센터 주차장의 노숙자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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