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골드바 생산업체들, 코로나19로 가동 중단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에 안전자산 투자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생산에는 차질을 빚고 있는 골드바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금 사재기는 마치 미국 등 서방국가에서의 '휴지 사재기' 열풍과 맞먹는다는 소식이다.
골드바 [사진=로이터 뉴스핌] |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유럽과 미국 소매 투자자들은 금과 은 바와 동전 사재기에 나섰다. 최근 뉴욕·유럽 증시 폭락에 자산 포지션을 안전자산으로 바꾸는 형국이다.
지난 9일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1700달러 이상을 호가, 7년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현금을 챙기기 위한 차익실현 매도세가 일면서 이날 오후 1530달러선으로 뚝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골드바 현물 공급부족은 현실이다. 현재 400온스 상당의 금은 HSBC, JP모간 등 대형 은행을 통해 거래가 한창이지만 소매 고객이 주로 사는 1kg(35온스) 이하의 골드바는 찾아보기 어렵다.
소매업계에서는 15일 정도 골드바 인도가 지연되고 공급량은 수요를 따라가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독일의 귀금속 소매업체 데구사(Degussa)의 마르커스 크럴 최고경영자는 골드바와 동전에 대한 고객의 수요를 맞추기 힘들어 도매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고 했다. 그는 "수요가 평균 일일 물량의 5배 정도"라고 말했다.
물량이 없는 데는 코로나19가 최대 요인이다. 발캄비(Valcambi), PAMP, 아고르 헤레우스(Argor-Heraeus) 등 유럽의 최대 금 정제업체는 모두 이탈리아 국경과 맞닿은 지역인 스위스 티치노에 있는데, 최근 이 지역 당국이 모든 생산활동을 잠정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롭 할리데이-스타인 불리언바이포스트 창립자 겸 총괄 매니저는 이런 금현물 품귀현상은 전례가 없으며 "우리는 물량이 들어오자 마자 바로 팔고는 있지만 보유할 수 있는 물량에 제한이 있다. 마치 휴지 사재기 대란과 같은 상황"이라고 묘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금 수요는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공급량도 줄었다는 뜻이다. 팬데믹 불확실성이 커지면 커질 수록 이러한 금 품귀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