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래한국당 새 비례대표 명단 선거인단 부결
한선교 "안타까운 것은 윤주경...비례명단 바꾸지 말라"
조훈현 "국민 눈높이 맞지 않는 공천 사과한다"
[서울=뉴스핌] 김승현 이지현 기자 =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비례대표 명단 선거인단 부결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조훈현 사무총장과 정운천·김성찬·이종명 최고위원 등 지도부도 모두 함께 물러났다.
한 대표는 퇴임 일성으로 "가소로운 자들의 행태에 의해 막혔다"며 "20번 안의 명단은 정말 바꾸면 안 된다. 그것까지 바꾼다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대표는 이날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가소로운 자들에 의해서 정치인생 16년 마지막을 당과 국가에 봉사하고 좋은 흔적을 남기겠다는 저의 생각은 막히고 말았다"며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이 시간 이후 사퇴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 도중 생각에 잠겨 있다. 2020.03.19 leehs@newspim.com |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명단이 이날 오후 선거인단 투표에서 부결됐다.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최근 수정해 내놓은 명단에 대해 선거인단이 반대한 것이다. 사실상 당 공관위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에 대한 불신임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한국당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당 공관위가 지난 18일 수정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에 대해 선거인단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반대 47표, 찬성 13표, 무효 1표로 후보자 명단안은 부결됐다.
미래한국당 선거인단 중 상당수는 미래통합당 출신의 당원 및 당직자다. 이들이 수정 명단을 비토했다는 것은 결국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와 공병호 공관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을 뜻한다.
특히 이날 오전에 있었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발언이 이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한국당은 괴물 선거법에 맞서 의회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혁신과 통합의 가치를 담는 희망의 그릇"이라며 "그러나 국민의 기대와 거리가 먼 결과를 보이며 국민에게 큰 실망과 염려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고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비례대표는 이런 그림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통합당이 불만을 표출했고, 제게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공관위에 전권을 줬고 독립 심사를 했다. 여론상 문제 있는 분이 있어서 최고위가 재의 요청을 해서 어제 그것이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20.03.19 leehs@newspim.com |
그는 이어 "저는 떠날 사람이다. 무슨 욕심이 있고 훗날을 준비하겠냐. 정말 좋은 공천을 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가소로운 자들의 행태에 저는 막히고 말았다.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가진 이 당의 인사들이 작은 꿈을 막아버리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안타까운 것은 윤주경 관장이다. 저나 공관위원장은 앞 순위를 얘기하던 분이었는데 공관위원들 중 젊은 분들이 전문성과 전투력이 부족하지 않느냐고 해서 후순위 밀렸다고 했다"며 "독립적 권한을 줬기에 당대표가 바꿀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 대표는 "통합당 고위당직자가 '한선교가 선거에서 잘 돼서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그냥 뭉개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미래한국당 당헌당규에 물러나게 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된다고 말한 회의 내용을 어떤 국장을 시켜 제게 전했다"며 "가소롭다. 국회의원 몇 개월도 안 한 친구가 그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목소리르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제가 불화의 원인처럼 되고 있어도 한 마디도 안 했다. 저로 인해 당 분란 일어나고 그 여파로 총선이 망하면 안 되기 때문"이라며 "오로지 당 승리를 위해 저는 입 다물겠다. 그리고 저를 이렇게 사퇴시키는데 성공한 분들께 한 가지 부탁한다"고 운을 뗏다.
한 대표는 "어제 새로 고쳤던 명단을 고치지 말아 달라. 한 번 더 부탁드린다. 그 명단은 고치면 안 된다. 지금도 어떤 세력들은 자기들이 정치적 이유 때문에 끼워 넣고 싶은 인사가 있다. 총선까지 이야기 안할 것"이라며 "적어도 20번 안 명단은 정말 바꾸면 안 된다. 그것까지 바꾼다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