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특수관계인 지분 67.44%
배당성향 50% 웃돌아 승계 재원 마련 위한 '고배당' 비난도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동서그룹이 승계를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3세 오너 일가가 사업형 지주사인 동서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고 이를 위한 고배당 정책도 수년 째 유지 중이다.
동서 실적 추이(연결).2020.03.16 hj0308@newspim.com |
◆오너家 3세 지분 확보 잇달아...승계 일환 해석 우세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은 장남인 김동욱 씨와 차남인 김현준 씨에게 각각 동서 보통주 15만 주, 10만 주 등 총 25만주를 증여했다. 이는 13일 종가(1만5700) 기준으로 환산하면 39억25000만원에 달한다.
이번 증여로 김석수 회장의 지분은 19.29%에서 19.04%로 줄었고 동욱 씨는 기존 2.22%에서 2.37%로, 현준 씨는 2.03%에서 2.13%로 늘었다.
김 회장의 두 자녀는 증여로 인한 지분 확보와 함께 장내매수를 통한 매입으로 꾸준히 동서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동욱 씨는 2015년 12월부터 동서 7만639주(0.07%)를 22억원에 장내매수했다. 이 기간 현준 씨도 동서 7만283주(0.07%)를 22억원에 사들였다.
김 회장의 사촌인 김상헌 전 고문도 자녀들에게 주식을 꾸준히 증여하고 있다. 동서 3세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전 고문의 장남 김종희 전무는 현재 3세 오너 일가 중 지분율이 가장 높다.
김 전무는 2005년 기준 동서 지분율이 1.69%에 불과했지만 부친인 김상헌 전 고문으로부터 주식 수증,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대했다. 김 전무는 김석수 회장(19.04%), 김 전 고문(17.59%)에 이은 세 번째 최대주주다.
이 같은 상황에 업계 일각에선 사촌 간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김 전무가 월등히 높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고 김 전 고문의 자진 용퇴 등 형제간 우애에 비춰 지분 승계 일환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사진=동서식품] |
◆승계 재원 마련 위한 '고배당' 비난도
다만 오너 3세들의 지분 매입을 위한 고배당 정책에 대한 비난은 있다. 동서는 자회사인 동서식품으로부터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고 있고 동서 역시 영업이익 두 배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동서 오너 일가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은 67.44%다.
지난해 말 기준 동서의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022억원, 385억원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자회사인 동서식품의 배당금 수취 영향으로 1405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배당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690억원에 달한다.
동서는 고배당 정책을 이어가고 있으며 1995년 12월 증시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배당을 거른 적이 없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50.44%로 전년에 비해 8.8%p 줄었지만 여전히 상위 배당기업에 속한다.
실제 작년 배당을 실시한 상장사 1016곳의 평균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총 배당금 비율)은 41.9%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서는 식품기업 중 몇 안되는 고배당주로 알려져있다"면서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고 3세 오너일가도 지분을 꾸준히 늘려가는 만큼 전형적인 승계 재원 확보차원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동서 오너일가 가계도. 2020.03.17 hj0308@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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