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난해 대중 수출 40% 역외가공
전문가 "2018년 본격화된 대북제재 때문"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여파로 중국의 물품을 대신 생산해 넘기는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 비중을 크게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중국 해관총서 대북 수입 자료'를 인용, "지난해 중국의 대북 수입에서 가장 많이 이뤄진 무역 형태는 역외가공"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이 북한으로부터의 수입한 총액은 2억1000만달러였고 이 중 역외가공 형식으로 이뤄진 총액은 약 8271만3000달러(약 1012억 2500만원)였다. 이는 북한의 대중 수출의 약 40%가 역외가공 무역이라는 얘기가 된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역외가공은 중국이 북한 등 제3국의 인력과 생산시설을 이용해 물품을 생산한 뒤, 이를 다시 중국으로 옮기는 형태의 무역을 의미한다.
역외가공 무역이 증가한 정황은 최근 북한이 손목시계 등 일부 제품의 수출을 크게 늘린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VOA는 "북한의 손목시계에 대한 대중 수출액이 지난 2018년부터 급증했다"며 "비슷한 기간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시계 부품 수입을 늘렸다"고 했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시계 부품을 들어와 완제품을 다시 판매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 전문가들은 손목시계 외에도 신발도 역외가공 방식으로 거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지난 몇 개월간 중국의 대북 수입품목에서 신발이 크게 늘었다"며 "이는 중국 쪽에서 제공한 원자재 등을 이용해 (북한 등에서) 생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VOA에 따르면 실제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북한의 신발 대중 수출액은 21만달러였지만, 지난해 1월부터 11월사이 약 484만 달러어치가 중국에 팔렸다. 3년 사이에 20배가 늘어난 것이다.
이밖에도 장난감과 가죽류 제품 등의 대중 수출도 크게 증가했는데 이들 품목 역시 역외가공 생산이 가능한 품목이라는 평가다.
브라운 교수는 "역외가공 무역이 북한의 주력 수출 형태로 등장한 건 2018년 초부터 본격화된 대북제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