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길거리에 사람이 없어요. 점심 대목에도 두세팀이 전부입니다. 그나마 배달 주문이 없으면 인건비는커녕 이번 달 임대료도 못 낼 상황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한 돈가스 가게 주인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재택 근무자가 늘고 외출을 꺼리는 이들이 늘면서 배달 주문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배달앱 업계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 맞은 호황이라 마냥 웃을 수 만 없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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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주문 건수 증가율. 2020.03.05 hj0308@newspim.com |
◆코로나19 확산...배달 주문량 지속 증가세
5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말부터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 중계 플랫폼 업계 주문량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달 24일부터 3월 1일까지 주문 수는 2주 전(2월10일~16일) 대비 12.1% 늘었다. 요기요는 지난달 1일부터 23일까지 주말 전체 평균 주문건이 지난달보다 17% 올랐다.
재택근무가 본격화 된 지난주(2월 24일~3월 1일)부터 배달앱에서 편의점 배달 주문 건수도 늘고 있다. 요기요에서 편의점 전체 주문 수는 전 주 대비 1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체들의 배달 가입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 1월말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배민라이더스 입점 문의 건수는 1054건으로 전월 동기간보다 27.1% 증가했다. 방문 고객이 줄면서 이를 배달 매출로 만회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배달앱 주문량이 늘고 있지만 관련 업계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거운 사회 분위기를 틈타 호황을 누린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서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최근 코로나19 확산 이후 주문 건수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배달앱 시장이 성장세를 보여오고 있어 전적으로 감염병 영향으로만 보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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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안심배달캠페인. [사진=배달의민족] 2020.03.05 hj0308@newspim.com |
◆"집 앞에 놓고가세요"...비대면 마케팅 선호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비대면 판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지난 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가 가져올 변화들'에 대한 전망에 대해 '디지털 경제의 사회적 수용이 늘어날 것'이며 '유통은 더 빠른 속도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재편 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 교수는 '배달 중심의 온디멘드(On-Demand·주문형) 사업은 더욱 번창하고 우리의 식문화는 크게 바뀔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배달앱 업계는 이를 강화하고 있다.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은 비대면 주문 및 배달 요청을 위해 각각 안전배달, 안심배달 기능을 추가했다.
해당 기능은 주문 시 요청 사항에서 안심·안전배달 문구를 체크하면 된다. 배달원이 문 앞에 음식을 놓고 전화로 도착을 알리는 방식이다.
또 현장 결제 대면을 줄이기 위해 배달앱에서 주문 시 선결제하도록 하는 비대면 결제 캠페인을 권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상 시기라 최근 비대면 판매 방식이 국내서도 많이 알려지고 선호하는 이들도 늘고 있지만 비대편 마케팅은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따라서 향후에도 이 같은 판매 방식을 활용한 마케팅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