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담 줄고 기존 재판 일정은 대부분 연기
사무실 운영도 타격…코로나19 장기화 우려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신규 사건을 수임해야 사무실을 운영하는데 찾아오는 사람이 없네요" "경기가 위축되고 길거리에도 사람이 없으니 새로 소송을 하려는 사람도 없는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법원이 임시 휴정기에 돌입한 가운데 일선 변호사들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의뢰인 발길이 뚝 끊어졌기 때문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자 변호사들은 기존 사건 재판 연기와 함께 신규 사건 감소라는 두 가지 타격으로 비상이 걸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출입구가 통제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3일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법원종합청사는 이날부터 본관 1층 동관과 서관 출입구, 2층 중앙현관을 제외한 다른 출입구를 폐쇄하기로 했다. 2020.02.24 mironj19@newspim.com |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은 소규모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변호사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개인 변호사는 최근 새로운 사건을 맡기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무실 주변 식당도 문을 닫았다. 꼭 필요한 일 외에는 사람들이 외출을 하지 않는 상황이니 찾아오는 의뢰인이 급격히 줄었다"며 "기존에 맡은 사건들은 있지만 신규 사건을 수임해야 사무실을 운영하는데 걱정이다"고 전했다.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는 한 변호사도 "원래 잡혀있던 재판 일정들은 한두 달 뒤로 대부분 연기된 상태"라며 "코로나19 때문에 사무실에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지만 임시로 문을 닫을 수도 없고 그동안 쌓인 일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국 법원이 임시 휴정기에 돌입한 지난달 24일 이후 재판은 대부분 미루졌다. 당초 예정한 2주 휴정이 끝나는 다음주 재판 역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 법원행정처는 지난 3일 대법원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지역별 상황에 따라 휴정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전국 법원에 권고했다.
로펌 변호사들도 코로나19 사태에 영향을 받는 건 마찬가지다. 서초동 법무법인에서 근무하는 한 변호사는 "요즘 특별한 상담 일정이나 회의가 없는 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니 수임 전 상담도 많이 줄어들고 있는데 당분간 이럴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도 "맡고 있는 구속 사건은 재판을 진행했지만 다른 재판들은 연기됐다"며 "잡아둔 외부 약속들도 취소한 상태인데 법원도 계속 휴정할 수는 없고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될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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