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전국 법원에 '코로나 휴정' 권고
주요 재판 속속 연기…판사·직원은 정상 업무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국 대부분 법원이 2주 동안 휴정기에 들어갔지만 일선 판사들은 정상적으로 출근해 재판 기록을 검토하는 등 업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고등법원과 가정법원 등 법원은 25일 코로나19 예방 차원으로 법원행정처 권고에 따라 약 2주간 잠정적인 재판 휴정기에 들어가지만 각급 법원 판사들은 민원인 접촉 업무를 제외한 서면 업무들을 정상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출입구가 통제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3일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법원종합청사는 이날부터 본관 1층 동관과 서관 출입구, 2층 중앙현관을 제외한 다른 출입구를 폐쇄하기로 했다. 2020.02.24 mironj19@newspim.com |
중앙지법 관계자는 "판사 뿐만 아니라 법원 내 직원들도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다"며 "기일을 변경하거나 연기한 재판부도 서면으로 하는 업무들은 다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정기를 갖더라도 이 기간이 지나고 바로 사건 관계자를 소환하는 경우가 있어 관련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며 "각종 문건 등 신청이 들어오면 채택 여부를 결정해서 절차를 진행하기도 하고, 가압류나 보존 사건, 공탁 등 사건은 그때그때 처리해야 해서 법원 내부적으로는 정상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모든 소송에 대한 결정은 재판부의 재량에 달렸지만 특별한 사건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휴정 권고에 따라 재판을 연기하거나 기일을 변경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사실상 외부 민원인들이 밀폐된 공간에 많이 모이는 상황을 차단하고 있고 내부 행사들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전날인 24일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 공지글을 통해 구속·가처분·집행정지 등 긴급한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에 대해 재판 기일을 연기하거나 변경하는 등 휴정기에 준하는 기일 운영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재판과 '사법농단' 의혹 관련 사건 등 재판들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27일 예정됐던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모펀드·자녀 입시비리 의혹 재판은 일정이 연기되면서 기일 추후 지정 상태에 놓였다. 같은 날 잡힌 조 전 장관 동생 조권 씨의 '웅동학원 채용비리' 사건 공판도 내달 9일로 연기됐다.
사모펀드 의혹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 씨 재판도 이달 26일에서 내달 9일로 미뤄졌다.
사법농단 재판도 마찬가지로 심리 기일이 휴정기 이후로 늦춰지고 있다.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중단된 후 9달 만인 3월 2일 재개될 예정이었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은 일주일 뒤인 9일로 연기됐다.
오는 27일 잡혔던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 재판도 3월 13일로 밀렸다. 내달 4일 계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 역시 기일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가정법원 역시 전날 법원장 재량으로 2주간 동·하계 휴정기처럼 기일을 변경할 수 있도록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6일까지 긴급하거나 기일을 미루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사건을 제외한 사건들은 재판장 판단 아래 기일을 바꾸게 된다. 협의 이혼 사건처럼 쌍방의 의사를 확인하는 작업이나 가사 사건 조사 등은 2주간 진행하지 않는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사실상 많은 재판부들이 특별한 사건 아니면 거의 다 연기 또는 변경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소년 사건의 경우 형사 사건과 비슷한 특성이 있어 일부 진행할 수 있지만 아직 소년 재판부에서 전달받은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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