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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침체' 금융위기와 다르다, 연준 회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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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전세계 66개 국가에 확산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19)가 지구촌 경제를 삼킬 태세를 보이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이 대응에 나설 움직임이지만 월가는 회의적인 표정이다.

금리인하와 자산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 등 전통적인 위기 해법으로 실물경기의 한파를 진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08년 금융위기를 포함해 과거 신용시장의 유동성 경색에 뿌리를 둔 위기 상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진단이다.

2일(현지시각)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는 오는 17~18일로 예정된 통화정책 회의에 앞서 긴급 회동을 갖고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예측이 적중할 경우 연준 정책자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비상 회의를 통한 통화완화를 시행하는 셈이다.

CNBC에 따르면 월가의 투자자들은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1.50~1.75%에서 최소 50bp(1bp=0.01%포인트) 내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준 압박에 나섰다. 연준이 주요국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을 주도해야 한다며 금리인하를 요구한 것.

경기 하강 기류와 침체 경고가 꼬리를 무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춰 잡았다.

이는 지난해 11월 제시한 전망치 2.9%에서 상당폭 하향 조정한 결과다. 지구촌 성장률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을 경고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가 중국 경제에 커다란 흠집을 냈고, 이는 전세계 경제로 후폭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월 50에서 2월 35.7로 급락, 수축 국면에 진입한 동시에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건설업과 운송, 외식업, 관광업 등의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서비스업 지수 역시 29.6까지 후퇴하며 극심한 한파를 냈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팔은 걷는 모습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실물경기에 버팀목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고, 영란은행도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보호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가 25bp의 금리인하를 단행했고, 호주 중앙은행 역시 3일 회의에서 통화정책 완화를 시행할 전망이다.

문제는 정책의 효과다. 바이러스가 중국을 필두로 글로벌 공급망을 강타한 데 따른 경기 한파가 과거 유동성 경색과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해법으로는 진화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마비된 생산라인을 가동시키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관광과 카지노부터 소매업까지 민간 소비 감소를 돌려놓기도 힘들다는 얘기다.

급락하던 뉴욕증시가 장 초반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에 반등했지만 경제 펀더멘털의 회복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코너스톤 매크로의 로베르토 페를리 이코노미스트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바이러스가 진화되지 않으면 3월 혹은 그 이후까지 금리인하가 이뤄지더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버코어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올해 1~2분기 제로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이른바 바이러스 침체가 현실화될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골드만 삭스와 씨티그룹 등 월가의 투자은행(IB) 업계가 뉴욕증시의 바닥이 아직 아니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낸 가운데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러미 시겔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스쿨 교수는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단기적인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bp 가량 급락하며 장중 1.054%까지 하락,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higrace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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