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사업가 된 밀켄, 증권업계 복귀는 여전히 금지
블라고예비치 전 주지사 감형조치 석방, 내부 논란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때 '정크본드 황제'로 명성을 누렸으나 내부자거래로 중형을 받은 마이클 밀켄을 사면했다. 밀켄은 증권법 위반으로 징역 10년형 선고를 받고 22개월을 복역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로의 복귀는 여전히 금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 블라고예비치 일리노이주 전 주지사도 징역 14년형에서 8년을 복역해 감형조치해 석방했다.
[비버리힐스 로이터=뉴스핌] 지난 2019년 3월4일 제22회 밀켄연구소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한 패널 발언을 듣고 있는 마이클 밀켄 회장. 2020.02.19 herra79@newspim.com |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화이트칼라 범죄와 관련된 유명인사들에 대해 사면이나 감형조치를 했다.
탄핵에서 무죄로 판결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사법제도의 불공정성을 보완하겠다는 차원에서 취한 첫 조치다.
사면 대상자 중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마이클 밀켄이다. 현재 73세인 그는 월가에서 '정크본드 황제'로 통했지만 지난 1990년에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도 밀켄을 증권업에서 영구 퇴출 조치를 취했다.
밀켄은 22개월째 복역하던 1993년에 연방교도소에서 석방됐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기부와 암 연구기관 설립등 자선사업을 근 30년 해오고 있다.
백악관은 밀켄에 대한 이번 사면조치에는 증권업 영구퇴출 조치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증권업에는 여전히 손을 댈 수가 없다는 것이다.
밀켄 부부는 이번 사면조치에 대해 "대통령에게 매우 감사한다"고 말했다.
미디어 거물 루퍼트 머독, 카지노 거물 셀던 아델슨 라스베가스 샌즈 회장 등 공화당을 지지하는 명사들은 밀켄의 사면을 대대적으로 환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밀켄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로 이름을 높였던, 뉴욕 시장을 거쳐 현재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를 맡고 있는 루디 줄리아니도 그의 석방을 요청했다.
이번 감형조치 대상자 가운데는 미 연방 상원의원 지명권의 매관매직 혐의로 수감된 로드 블라고예비치 일리노이주 전 주지사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블라고예비치는 이미 8년의 옥살이를 했고 오랜 시간이었다"며 "14년 형은 말도 안 되는 형량"이라고 강조했다.
밀켄의 경우와 달리 일리노이주 지역구 의원을 포함한 일부 보수적인 의원들이 블라고예비치에 대한 감형에 반대했으며 백악관 고문들도 일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행정부의 형사사법개혁을 주장하며 이번 감형을 옹호한 것으로 CNN 등은 보도했다.
블라고예비치는 2010년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했던 NBC방송의 인기 리얼리티쇼 '디 어프렌티스'에 출연하며 서로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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