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불법 수출에 바지선 이용…제재 어려워져"
"약화된 대북제재, 北 핵개발 저지에 효과 없어"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유엔의 재북제재가 점차 해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에서 해상 전문가로 활동했던 닐 와츠 전 위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 언론이 입수해 공개한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많은 대북 제재 위반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이 의심되는 사진. [사진=일본 방위성] |
와츠 전 위원은 "이 보고서 초안을 볼 때 북한에 대한 (제재) 압박이 해제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지난 3년 간 대북제재 위원회 전문가단 보고서 내용을 봐도 대북 제재 위반은 계속되고 있고 북한의 교역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수출금지 품목인 석탄을 계속 수출해 왔고 중국에 모래도 수출했다. 베트남 등의 국가는 강에서 모래가 없어지면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강에서 나오는 모래의 수출을 금지했지만, 그 틈새 시장에 북한이 들어간 것이다.
특히 북한이 이러한 불법 수출에 바닥이 낮은 배인 바지선을 이용하면서 북한의 제재 위반을 막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와츠 전 위원은 지적했다.
와츠 전 위원은 "바지선을 이용하는 것은 새로운 방법"이라며 "유엔 대북제재를 조직적으로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지선은 보통 항구에 인접한 연안 바다나 강에서 물건이나 사람을 실어나를 때 사용되지만 날씨가 좋은 날이면 바지선을 타고 수심 깊은 바다까지 나가 석탄 등을 중국의 항구로 실어나를 수 있다"며 "바지선을 통한 물품 수입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어떤 것인지 모르지만 북한은 바지선을 이용해 석탄, 모래 등을 중국으로 운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의 불법 해상환적 활동은 점점 증가하고 있고 환적 활동의 행태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처음엔 한 선박의 큰 기름통에서 다른 선박의 큰 기름통으로 정제유를 옮겨 실었는데 지금은 작은 기름통에 정제유를 빨리 옮겨싣는 식이 되고 있다. 이렇게 옮겨진 정제유들은 정제시설이 있는 북한 북서부의 남포항으로 간다"고 부연했다.
와츠 전 위원은 그러면서 대북제재의 효과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와츠 전 위원은 "대북제재가 약화되면서 그 효과도 줄어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 제재의 목적은 북한을 협상장에 나오게 하고 핵개발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대북제재와 압박이 약해지는 것을 보면서 이 제재가 북한이 핵개발을 하지 않거나 늦추도록 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다만 세컨더리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개인과 기업 등 제3자를 제재하는 것)의 효과에 대해선 "대다수 회사들은 미국과 거래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외국 회사들이 북한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지효과를 내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