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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센터에서 가장 빛났던 이국종…그는 달랐다>

기사입력 : 2020년02월05일 18:20

최종수정 : 2020년02월05일 18:20

[수원=뉴스핌] 최대호 권혁민 기자 = 이국종은 달랐다.

자리를 비운지 2개월만인 5일 오전 아주대병원에 출근한 이 교수는 그간 산더미처럼 쌓인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운영 의혹과 문제점을 차근차근 짚었다.

이 교수의 얼굴은 지난해 8월 경기도청 잔디광장에서 열린 이른바 닥터헬기 종합시뮬레이션에서 본 설레임이 가득했던 것과는 달리 핼쑥해졌다.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된 기자들과의 간담회는 외상센터 5층 회의실에서 오전 11시40분에 시작해 오후 2시30분에 끝났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수원=뉴스핌] 최대호 기자 = 이국종 교수가 5일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5층 회의실에서 취재진에 센터 병실 부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02.05 4611c@newspim.com

간담회는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오전 11시30분께 이 교수가 외상센터 5층 회의실에 모습을 보였지만, 병원측 관계자가 이 교수의 발언을 말리는 듯한 액션을 취했다. 그렇게 3~4번의 실랑이 아닌 실랑이 끝에 이 교수가 마이크를 잡았다.

현장에서 누구보다 환자를 살리겠다는 집념 하나로 버텨온 그에게서 어딘가 모르게 짐을 내려놓은 느낌을 받았다. 극도의 상실감 속에서 마치 이번 자리가 언론을 매개로 대중에게 하는 '마지막 자리' 일 것이라는 기분마저 들었다.

그는 직접 준비해온 외상센터의 문제점이 담긴 내용을 스크린을 통해 하나씩 설명했다. 표정은 지쳐있었지만 목소리와 손가락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탄식 속에서 '이 얘기 만큼은 해야겠다'는 특유의 강단도 느껴졌다.

기자 한명씩을 지목하며 자신이 처한 인력 충원 등 현실에 가로 막혔던 문제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가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직책을 내려놓은 이유는 '인력 충원'과 '병상 수급' 2가지로 압축된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돈'이다. 구체적으로 '돈의 노예'가 싫었던 것이다.

이 교수는 "재작년 간호사 67명을 뽑기로 병원장의 결재까지 받았는데, 9일 후에 충원인력이 36명으로 줄었다"며 "당시 복지부로부터 지원받은 국비 정도면 60명이 넘는 간호 인력을 충분히 채용할 수 있었지만 절반가량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배제된 인원은 항공 전담간호사 등이다. 이 교수는 "헬기 출동 의사 역시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5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실제 병원에서 승인한 인원은 1명에 불과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병상 수급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도 감추지 않았다.

이 교수는 "현 병원장이 부임한 이후로 원무과에서 저를 비롯한 외상센터 의료진에게 본원의 병실 배정을 배제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해놓기도 했다"며 "병원 내에 빈 병상이 충분히 있는 상황에서도 '자리가 없다'고 해 외상환자를 받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이유는 돈.

그는 "외상센터는 2016년 이후 흑자였다. (병원은)남는 장사를 했다. 이후에도 예산은 두배 이상 늘었다. 그런데도 계속 돈(예산) 따오라고 했다. 반면 무엇이든 잘못되면 다 외상센터 탓을 했다. 이젠 지쳤다"고 탄식했다.

그가 외상센터를 위해 7년간 한 일들을 슬라이드로 보는 내내 머릿속에서는 '역시 다르다'는 단어가 떠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외상센터에서 환자를 치료할 때 가장 빛나는 사람이다. 물론 힘든 시간을 거져 병원에서 외상외과 일반교수 신분으로 수술도 하고 그렇게 지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전의 '환자의 생명'에만 몰두한 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이 교수가 이날 취재진에 한 마지막 인사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였다.

이 교수는 앞서 지난달 29일 외상센터장 사임원을 냈고, 병원 측은 4일 이를 수리했다.

hm07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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