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뉴스핌] 권혁민 기자 =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이 간담회 자리에서 탈모증을 겪고 있는 부하 직원의 삭발한 머리스타일을 보고 "혐오스럽다"는 발언을 해 뒷말이 무성하다.
23일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청장 접객실에서 '현장활력회' 간담회가 진행됐다.
북부청 경찰 관계자들로 구성된 현장활력회는 직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애로사항 논의 등 경찰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모임이다.
경찰 로고 [뉴스핌 DB] |
이번 간담회는 지난해 12월 31일 새로 부임한 이문수 청장과 신임 현장활력회의 공동대표 간 첫 면담 자리였다. 이 청장과 경무계장, 현장활력회 전현직 관계자 등 5명이 자리에 함께했다.
그러나 현장활력회 공동대표로 참석한 A(41) 경사는 그날이 악몽이 될 줄 몰랐다.
A경사는 "경기북부청 직원들을 대표해 청장과 첫 인사를 나누는 자리이기에 며칠간 전체직원들로부터 건의사항을 수렴하는 등 의사를 잘 전달해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간담회 시작도 전에 이뤄진 단체사진 촬영과정에서 불거졌다. 이 청장은 A경사에게 "왜 빡빡이로 밀었어?"라고 물었고, A경사는 "제가 올해 41살인데 비교적 탈모가 빨리 진행돼 부득이하게 시원하게 머리를 밀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청장은 "시원하게 밀었다고 할 게 아니라 모습이 혐오스러워, 국민들을 대하는 경찰관이 용모단정해야 하는데 자기 마음대로 머리를 밀고 다니는 것은 남에게 그 아주 위압감을 주고 혐오스러워"라고 지적했다.
A경사가 "그래도 아직 외모로 인해 민원을 야기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답하자 청장은 "혐오스러워, 그렇게 말대꾸하지 말고 보는 사람이 혐오스럽다면 혐오스러운 것이야, 고치도록 해"라고 다시 한 번 지적했다.
A경사는 최근 경찰 인터넷 사내게시판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글에서 "우리 조직의 수장으로부터 격려의 말을 듣긴 커녕 '혐오'란 말을 들은 것은 계속 저의 머릿속을 맴돌 것이다. 저는 지금 심한 상실감과 자괴감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해당 글을 본 직원들은 댓글을 통해 이 청장의 발언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경찰관 정모 씨는 "이 글을 읽는데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울컥해서.. 꾸역꾸역 참고 있습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경찰관 김모 씨는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의 진심어린 공개사과를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또다른 경찰관 김모 씨는 "직원의 인권을 존중해야 하는 직책에 계시는 청장님께서 외모 비하 발언은 한 경찰관의 인권을 묵사발 내는 것으로 공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경사는 "지난 18일 경찰청 갑질상담방에 문의, 19일에는 내부망 통합포털 갑질상담방에 해당 건에 대한 문의를 했다. 21일 '본 사안은 상급자의 하급자에 대한 외모평가 발언으로 엄연히 조직 내 조직화합을 저해하는 비인권적 행위, 갑질에 해당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이 청장은) 인터넷 사내 게시판 내 본인 실명을 사용해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A경사가 인터넷 사내게시판에 게재한 글의 조회수는 8000여건이 넘었고, 댓글은 100여개 이상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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