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자매 "국민 눈 맞춰 재판받길 원해"
법원 "다소 부적절…신청하면 검토해볼 것"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숙명여고 교무부장이던 아버지와 공모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자매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상규 판사는 22일 오후 2시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 자매에 대한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 강남구 숙명여자고등학교. 2018.09.05. sunjay@newspim.com |
쌍둥이 자매 측 변호인은 이날 국민의 눈에 맞춰 재판을 받길 원한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다. 이를 위해 재정 합의를 결정해달라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단독 재판부가 아닌 판사 3인으로 구성된 합의부에서 심리가 진행돼야 한다.
이에 김 판사는 이 사건이 원칙적으로 국민참여재판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피고들의 아버지 사건이 항소심까지 판결이 난 점, 대법원에서 해당 사건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변호인의 요청이 다소 부적절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변호인이 거듭 호소하자 김 판사는 피고 측이 신청서를 제출하면 검토해보겠다고 응답했다. 법원은 쌍둥이 자매의 재판을 추정하고 국민참여재판 결정 여부에 따라 기일을 다시 잡을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쌍둥이 자매는 숙명여고에 재학 중이던 2017년 2학기부터 2019년 1학기까지 교무부장인 아버지 현모(53) 씨로부터 시험지와 답안지를 시험 전에 미리 받아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을 치르는 등 학교의 성적 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현 씨의 쌍둥이 딸은 1학년 1학기 전교 59등과 121등에서 2학기 전교 2등과 5등으로 성적이 급등했고, 2학년 1학기에는 문·이과에서 각각 1등을 했다.
현 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당초 검찰은 지난 2018년 11월 현 씨를 구속기소 하면서 쌍둥이 자매가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해 소년보호 사건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서울가정법원은 두 딸에 대해 형사처분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검으로 돌려보냈다. 검찰은 7월 이들을 불구속기소 했다.
한편 숙명여고는 2018년 11월 학업성적관리위원회 의결을 거쳐 쌍둥이 자매의 성적을 0점으로 재산정했다. 또 징계위원회와 재심의를 거쳐 현 씨를 파면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두 딸을 최종 퇴학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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