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체제 유지하면서 국가 주도 경제개발 청사진
"선대 시신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유럽식 정원 탈바꿈"
"반민간 형태의 협의기구 통해 장기 대북정책 만들어야"
[서울=뉴스핌] 대담 이준혁 정치부장, 정리 허고운 기자 = "김정은 시대 북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사회주의 국가의 정상화를 꿈꾸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치적 측면에서 쿠바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다. 정치적으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관광 등 국가 주도의 경제 개발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정영태 북한연구소 소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뉴스핌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국가의 정책 결정을 내리는 당의 기능을 정상화하고 느슨해진 국가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소장은 "그렇게 된다면 북한이 대외에 개방하거나 교류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과거 사회주의 체제는 개방되면 서방세계와 비교됐고 결국 망했으며, 철저하게 내부 체제 경직성을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스핌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0.01.16 dlsgur9757@newspim.com |
◆ "김일성·김정일 시신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종전까지 넓은 광장서 최근 유럽식 정원으로 바꿔"
국가체제 측면에서 북한이 중국과 함께 참고하는 것으로 보이는 나라는 쿠바라고 정 소장은 말했다. 그는 "쿠바는 인민들이 바깥에 나가는 것을 단속하는 곳으로 반미(반미국) 전선은 만들었지만 겉으로는 미국과 관계차원에서 풀려고 하고 개방 차원까지는 아니다"며 "관광을 주요산업으로 삼는 점도 북한이 따라가고 싶은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북한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투자를 했으며 국제사회의 눈높이에 맞는 건축 기술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를 볼 수 있는 곳이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이라며 "기존엔 넓은 광장이었지만 이제는 꽃과 나무를 심어 유럽식 정원을 가꿔놓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소식을 1일 전했다. 2020.01.01 heogo@newspim.com |
◆ "정권 상관 없이 반민간 형태의 협의기구 통해 장기적으로 대북정책 만들어 나가야"
정 소장은 "지속가능한 남북 관계발전을 생각한다면 우리와 체제가 다르고 경직된 곳인 북한을 짧은 기간에 바꾸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북한을 활용하려고 한다면 북한은 좋게 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 소장은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지 않는 반민간 형태의 협의기구를 통해 대북정책을 조율하자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프랑스 파리의 국립묘지인 팡테옹에 안장될 사람을 결정하는 위원회는 10년, 20년이 걸리는 논의를 하기도 한다"며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로 조급하게 보지 말고 각계의 방안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jh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