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통신 "'기업은 예술' 지론으로 대기업으로 만들어"
니혼게이자이 "말년에는 불우…후계다툼으로 그룹 혼란"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한 가운데 일본 언론도 관련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NHK는 이날 "신격호 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병원에서 별세했다"며 "롯데를 한국과 일본에서 폭넓은 사업을 전개하는 거대 그룹으로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아사히신문도 이날 신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전하며 "1942년 일제통치 하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당시 와세다(早稲田)고등공학교에서 공부했다"며 "전후(戦後) 미 병사들이 가져온 껌의 인기를 보고 1948년 롯데를 설립해 사장·회장을 맡으며 제과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전했다.
지지통신은 신 회장에 대해 "제과와 호텔, 프로야구 등 한국과 일본에서 폭넓은 사업을 전개한 롯데그룹의 창업자"라며 "일본에서 사업기반을 확립한 후 한일국교정상화를 통해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했으며, 기업활동을 통해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기업보국'을 슬로건으로 모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지통신은 신 회장이 "'기업은 예술'이라는 지론으로 식품에 그치지 않고 유통과 관광, 석유화학, 건설, 금융 등 사업을 확대해 롯데그룹을 대기업 재벌로 발전시켰다"며 "롯데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 '롯데신화'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사진=롯데지주] |
특히 지지통신은 신 회장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전 총리와도 친교가 있었다"며 기시 전 총리를 통해 프로야구 구단 경영도 시작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5년 전 경영일선에 물러난 뒤에도 프로야구 구단인 '지바(千葉) 롯데마린즈'의 구단주를 맡고 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신격호 회장에 대해 "제고를 시작으로 유통과 서비스 등 사업영역을 확장해 한일 양국에서 매출 10조엔의 거대재벌을 만들었다"며 "다양한 사업에 걸쳐 한국 재계 5위의 자산규모를 자랑하는 롯데그룹의 약진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말년에는 불우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두 아들의 후계 다툼이 표면화되면서 한일 양국에 걸쳐 그룹 전체의 경영 혼란을 초래했다"며 "그 자신도 그룹 경영비리 사건과 관련된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를 추궁받아 한국 대법원에서 징역 3년 판결을 받았지만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집행정지됐다"고 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