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된 가해자는 또래친구, 교사, 부모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아동 2명 중 1명은 학업성적, 나이, 성별 등에 따른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성적에 따른 차별의 주된 가해자로는 교사와 부모 등 보호자가 지목됐다.
17일 국제아동인권센터가 국가인권위원회 의뢰로 실시한 '2019년 아동인권 당사자 모니터링' 결과, 설문조사에 참여한 아동 1890명 중 절반이 넘는 948명(50.6%)이 '학업성적으로 인한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중에서도 3.5%는 학업성적에 따른 차별을 '거의 매일' 경험한다고 응답했다.
국제아동인권센터가 국가인권위원회 의뢰로 실시한 '2019년 아동인권 당사자 모니터링 사업' 보고서 중 일부 [표=국가인권위원회] |
학업성적 차별을 경험하는 장소는 학교(52.6%)가 가장 많았고, 가정(25.2%), 학원(21.8%) 등 순으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아동의 생활공간이 학교, 학원, 가정으로 한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상적인 차별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학업성적에 이어 아동이 많이 겪은 차별은 나이(48.5%), 성별(45.0%), 외모(30.5%), 경제여건(12.6%), 문화(10.5%), 성적지향(9.6%) 등 순으로 분석됐다.
대부분은 1년에 1~2회 차별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로 인한 차별은 100명 중 3명 꼴로 '거의 매일' 겪는다고 응답했다.
특히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은 이를 실제 경험한 응답자 만큼이나 목격한 응답자도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성적지향은 특정 성별의 상대에게 성적 및 감정적으로 이끌리는 것을 말한다.
성적지향 유형의 차별을 목격한 응답자는 164명(8.7%)으로 직접 경험한 응답자 181명(9.6%)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차별 유형별 목격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외모로 인한 차별이 8.0%였고, △성별(7.3%) △나이(6.6%) △문화(6.5%) △학업성적(6.2%) △경제여건(5.4%)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차별 유형에서 주된 가해자로는 '또래친구'가 지목됐다. 교사에 의한 차별은 주로 학업성적(46.4%)과 성별(26.4%), 보호자에 의한 차별은 주로 학업성적(23.3%)과 나이(14.4%)에서 두드러졌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대부분의 아동이 차별은 부당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울러 아동은 차별을 개념적으로만 알 뿐 차별을 당하더라도 그것이 차별인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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