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트럼프 안'(Trump deal)로 대체하자는 의견에 대해 이란이 거부 의사를 명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국영TV 연설에서 "(트럼프 안)은 이상한 제안"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항상 약속을 어긴다"고 비난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4일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핵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새로운 합의로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는 2015년 핵합의 체결 당시 결함이 있음을 알면서도 이란 정권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합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를 파기하려면 트럼프 안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은 핵합의에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이란 핵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부활시켰다.
이란은 핵합의를 지키고 싶지만 합의에 따른 경제적 혜택을 받지 못하면 핵합의를 어길 수밖에 없다며, 단계별로 핵합의 이행 축소 절차를 밟아왔다.
미군 무인기에 의한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 사망 이후 이란은 핵합의에서 정한 우라늄 농축 능력과 농도에 제한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탈퇴를 선언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영국 총리라는 작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핵합의를 제쳐두고 트럼프 안을 따르자고 한다"며 "잘못된 길을 걸으면 자멸을 초래할 뿐이다. 올바른 길을 택하라. 올바른 길은 핵합의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제재가 철회되는 즉시 핵합의 이행 축소 조치를 되돌릴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한 로하니 대통령은 유럽 핵합의 당사국인 영국·프랑스·독일이 미국의 제재로부터 이란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들 3개국은 이란의 핵합의 불이행에 맞서 제재를 부과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중동에서 철수해야만 평화를 회복할 수 있다"며 "중동 지역에서 미군 병사들은 안전하지 않다. 중동의 미군은 전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 뿐이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떠나라. 현명한 방법으로 중동을 떠나는 것이 미국에 유리한 길"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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