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등 서방국가에서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 근방에서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사고가 이란의 미사일 격추로 발생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럽 각국은 이란에 투명한 조사를 요구했고 항공사들은 이란행 항공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
10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 사고 조사에 대한 철저한 투명성을 요구하면서 이란의 미사일이 해당 여객기를 격추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사고 원인의 정확한 규명을 촉구했다. 마스 장관은 "이것은 테이블 아래 감출 수 없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이것은 새로운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테프 블로크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기자들에게 "해당 여객기가 이란 미사일에 의해 격추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란에 경제 제재가 부과돼야 하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다음 절차에 대한 이란의 반응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서 8일(현지시각) 이륙 직후 추락한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여객기 보잉 737-800기 참사 현장에서 이란 안보군과 적십자 직원들이 수습 작업에 나섰다. 2020.01.08 Nazanin Tabatabaee/WANA (West Asia News Agency) via REUTERS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면서 항공기 운항 중단과 항로 변경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의 루프트한자와 오스트리아 항공은 테헤란발 여객기 운항을 오는 20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 이후 전 세계 항공사들은 테헤란을 향하는 여객기의 운항을 중단하거나 이란과 이라크 영공을 거치는 항로를 변경했다. 프랑스 항공사 KLM 항공은 이라크와 이란 영공을 지나가는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으며 노르웨이 에어 셔틀은 두바이발 여객기의 항로를 변경한다고 밝혔다. 베트남 항공과 대만 최대 항공사 차이나 항공 역시 이란 영공을 피하기로 했다.
스웨덴 교통부는 우크라이나 여객기 추락 사고와 민항기 안전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스웨덴과 이란 사이의 항공기 운항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스웨덴 외무부는 이날 7명의 스웨덴 시민을 포함해 스웨덴에 사는 17명의 사람이 이번 사고에서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러시아는 아직 이란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했다는 주장을 경계하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러시아 정부가 이란이 우크라이나 항공기를 테헤란 근처에서 격추했다는 근거를 보지 못했다면서 세계 고위 관료들이 자세한 정보가 나올 때까지 공개적인 발언을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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