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기업의 혁신적 도전 적극 응원"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혁신금융 가속화에 앞장서기로 했다. 아울러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투자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빠짐없이 제공하하는 한편, 시장교란행위 근절 등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제고에도 힘쓸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0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올해 거래소는 도전의 'Challenge', 소통의 'Communication', 신뢰의 'Confidence' 등 세 가지 '3C'를 핵심가치로 삼아 업무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0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개장식사를 하고 있다. 2020.01.02 mironj19@newspim.com |
첫째로, '도전'이다. 새해 거래소는 자본시장이 기업의 혁신적 도전을 적극적으로 응원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금융당국이 올해의 화두로 삼고 있는 혁신금융 가속화에 자본시장이 앞장서겠다"며 "미래의 성장가치를 중시하는 자본시장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지닌 혁신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매우 유용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금융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든든한 자본시장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면서 "기업들이 성장성 및 성숙도에 따라 보다 합리적인 가치평가를 받고 원하는 자금을 적시에 조달할 수 있는 자본시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복잡한 코스닥시장 진입요건 체계를 기업의 미래 성장가치를 중심으로 보다 명료하게 개편하고, 정부에서 추진 중인 기업성장투자기구(BDC)를 통해 상장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비상장기업들에게도 충분히 제공되도록 도울 예정이다.
둘째는 '소통'이다.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투자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빠짐없이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정 이사장은 "먼저, 상품측면에서 투자자와 소통할 것"이라며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도록 리츠, 채권, 고배당 주식 등에 기반한 인컴형 ETP 상품의 임대료, 이자, 배당금 등 예금금리 이상의 안정적 현금 흐름을 제공하는 투자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해외 직접투자 수요에 대응해 우리 투자자들이 국내시장에서도 원하는 해외자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글로벌 상품들을 공급해 나갈 생각이다.
최근 논란이 됐던 구조화증권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통해 보다 투명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정부 및 업계와 함께 고민해 추진키로 했다.
정 이사장은 "다음으로 정보 제공 서비스 확대를 통해 투자자와 소통해 나가겠다"면서 "우선, 세계적으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ESG 정보의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거래소는 현행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의 품질을 개선하고, 환경‧사회 관련 정보의 확대를 위해 E‧S정보 공개방안을 새롭게 제시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회책임투자(SRI) 채권을 위한 전용 섹션을 마련해 관련 공시정보를 집약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영문정보 제공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도록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가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증권·파생상품업계 및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을 개최했다(왼쪽 네 번째가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진=한국거래소] |
끝으로 거래소는 올 한 해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제고에 더욱 노력을 기울인다.
정 이사장은 "신뢰를 '3C'의 마지막으로 말씀드리지만 신뢰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말처럼 신뢰는 자본시장이 존립하기 위해 끝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가치"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이를 위해 신종 불공정거래에 대한 종합대응방안을 마련해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HFT) 등을 이용한 시장교란행위를 근절하고, 총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와 불법 공매도 등에 대한 집중감시를 통해 시장의 불건전 행위로부터 투자자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거래정보저장소(TR)를 연내에 차질 없이 가동해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투명성과 안정성도 개선키로 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개장식사를 마치면서 "올해에도 우리 자본시장 앞에 놓여있는 환경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대내외 환경으로 위축되거나 두려워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가야 할 길은 멀고 이뤄야 할 일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바람개비를 돌리는 방법은 스스로 달려가는 것이라고 한다. 자본시장이 새로운 10년을 맞이할 우리 경제에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 자본시장을 이끌어갈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올해도 거래소는 금융당국 및 업계와 보조를 맞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현명한 사람이란, 주어진 기회보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드는 사람이다'고 했다"며 "새해를 맞이하는 오늘, 우리 모두가 서로의 지혜를 모아 새로운 기회들을 하나씩 만들어 간다면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다가올 10년의 풍요와 번영을 향해 우리 자본시장이 더 높이 비상(飛上)하는 원년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