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강원도 '강릉 경포대'와 경북 '김천 방초정' 등 10건의 누정(누각과 정자)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된 누정 문화재는 ▲강원도 강릉시 '강릉경포대' ▲경북 봉화군 '봉화 한수정' ▲경북 청송군 '청송 찬경루' ▲경북 안동시 '안동 청원루' '안동 체화정' ▲경북 경주시 '경주 귀래정' ▲대구시 달성군 '달성 하목정' ▲전남 영암군 '영암 영보정' ▲전북 진안군 '진안 수선루'다.
문화재청은 지난해부터 시·도 지정문화재(유형문화재, 민속문화재, 기념물)와 문화재자료로 등록된 총 370여 건의 누정 문화재에 대한 전문가 검토를 진행했다. 총 14건을 국가지정문화재 검토 대상으로 선정한 뒤,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지정가치 자료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지정 신청 단계부터 협업했다. 이를 통해 최종 10건을 보물로 신규 지정하게 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경포대 정면 [사진=문화재청] 2019.12.27 89hklee@newspim.com |
전통적으로 누각은 멀리 넓게 볼 수 있도록 다락구조로 높게 지어진 집이다. 정자는 경관이 수려하고 사방이 터진 곳에 지어진 집이다. 특히 조선시대 누정은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고도의 집약과 절제로 완성한 뛰어난 건축물이다. 자연을 바라보고 자연과 인간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며 시와 노래를 짓던 장소다.
강릉 경포대는 고려 말 안축의 '관동별곡'을 시작으로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 이후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소개가 됐던 공간이다. 500년 이상 원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뛰어난 경관의 조망성을 강조하기 위해 마루를 3단으로 구성했다. 특히 누마루를 2단으로 구성한 정자는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구조다.
김천 방초정은 영·정조 때 영남 노론을 대표하는 예학자로 '가례증해'를 발간한 이의조가 1788년 중건했다. 보통 누정은 자연의 경관 조망과 관찰자를 매개하기 위해 사면이 개방된 구조지만 방초정은 계절의 변화에 대응해 마루와 방을 통합하거나 분리하는 가변적 구성을 가진 정자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봉화 한수정 [사진=문화재청] 2019.12.27 89hklee@newspim.com |
봉화 한수정은 안동권씨 판성공파 후손인 충재 권벌로부터 그의 아들 청암 권동보와 손자 석천 권래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완성된 정자다. 초장(1608년), 중창(1742년), 중수(1848년, 1880년) 과정에 대한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 또 용연과 초연대(정자와 연못 사이에 있는 바위), 각종 수목이 어우러진 정원은 초창 이후 400년 역사를 그대로 간직했고 '丁(정)'자형 평면구성과 가구법은 다른 지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형식이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시·도 건조물 문화재 주제연구를 지속해 가치가 알려지지 않은 건조물 문화재를 적극 발굴하여 국민에 알리고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강릉 경포대' 등 10건의 누정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되도록 지자체 및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 협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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