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대치에 데이터 3법 논의, 완전 중단
"원포인트 본회의 열려도 법사위 개최 미지수"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합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국회가 완전히 멈춰섰다. 민생법안 처리는 물론, 입법을 위한 논의도 한없이 미뤄지면서 본연의 기능까지 상실한 모양새다.
산업계 숙원 중 하나인 데이터 3법 본회의 통과도 요원해졌다. 일각에선 내년 5월 임시국회 때나 처리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의 극한 대치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회의 일정을 여전히 잡지 못하고 있다. 법사위는 여야가 모두 합의한 '데이터 3법'에 대해 체계·자구심사를 한 뒤 본회의에 법안을 넘겨야 한다.
김도읍 법사위 자유한국당 간사는 "현재까지 법안 논의를 위한 법사위 회의 일정은 전혀 잡힌 것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여야가 합의해 본회의를 열지 않는 이상 법사위가 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상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11.19 kilroy023@newspim.com |
국회 법사위는 지난달 29일 전체회의를 연 이후 지금까지 전체회의를 열지 못했다. 당초 이달 10일, 여야가 본회의에 합의했을 때만 해도 가능성은 있었다. 하지만 결국 예산안 합의에 실패하면서 법안 논의는 뒷전으로 밀렸다.
이후에도 본회의 합의는 난항을 겪었다. 회기를 놓고 여야가 이견을 빚다 합의가 파행되기 일쑤였다.
게다가 예산안 강행 처리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한국당은 본회의장 앞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국회 내 대규모 집회까지 열면서 국회는 더욱 경색 국면을 맞았다. 최근에는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소통마저 단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본회의 일정을 합의하기란 쉽지 않다. 법사위 일정도 마찬가지다. 특히 현재 법사위원장이 한국당 소속의 여상규 위원장이어서 법사위를 열려면 한국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도읍 간사는 "법사위원장도 여야 간 본회의가 합의되지 않으면 전체회의를 열지 않겠다는 입장은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각에서 나오는 원포인트 국회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법사위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한 국회 관계자는 "원포인트 국회를 연다는 것은 이미 본회의에 올라가있는 200여개가 넘는 법안들을 처리한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본회의에 올라가지 않은 데이터 3법을 위해 법사위를 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법사위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데이터 3법이 무난하게 통과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1.19 kilroy023@newspim.com |
지난달 29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데이터 3법은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의 반대에 부딪혔다.
채 의원은 당시 의료법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충분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당시 "법안은 1년 전에 상정 됐지만 그간 논의된 적이 거의 없었다"며 "법안 내용은 제대로 보지도 않고 올라온 법의 허점을 법사위에서 잘 잡아 심사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에게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당시만 해도 데이터 3법 중 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법만 법사위에 올라왔고, 정보통신망법은 상임위에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었다.
이에 채 의원은 "최소한 데이터 3법이 함께 논의될 수 있게끔이라도 해야 한다"며 "또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 법사위 법안2소위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도읍 간사는 "법사위는 한 명의 의원이라도 극렬히 반대하는 법안은 강행 처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정보통신망법도 상임위 논의를 마치고 법사위에 올라온 상황이지만 다음 회의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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