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21일 개막…대상은 1월 중 발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재)송은문화재단은 제19회 송은미술대상 후보에 곽이브, 권혜원, 이은실, 차지량 작가를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최종 심사에 앞서 '제19회 송은미술대상전'이 열리며, 21일부터 내년 2월 15일까지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재)송은문화재단은 젊고 유능한 미술작가를 발굴 및 지원하고, 고 송은 유성언 (주)에스티인터내셔널(구 삼탄)의 명예회장(1917~1999)이 추진한 한국미술문화 발전의 뜻을 기리기 위해 2001년부터 송은미술대상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은실 작가 전시 공간 [사진=송은아트스페이스] 2019.12.19 89hklee@newspim.com |
올해는 지난 1월 진행된 예선에 총 260명이 지원했고 총 29명의 작가가 신작 1점 출품을 통한 본선 심사를 받았다. 송은미술대상 최종 후보자들은 최종심사인 제19회 송은미술대상 전시에 참여해 심사를 받게 된다.
전시장에서는 이은실 작가 작품을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된다.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전통 한국화의 재료외 기법을 활용해 사회적으로 외면받아온 내재된 욕망을 살펴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는 일반적인 한국화의 범주에서 벗어나 권력에 대한 욕망, 성적인 욕망, 억압과 혼돈에서 비롯된 에너지를 화폭에 담는다.
19일 현장에서 만난 이은실 작가는 "배란, 성적인 것, 개인적인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그 이면을 탐구하면서 사회적 구조로 인해 억압되고 변질된 욕망의 실체를 드러낸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곽이브 작가 전시공간 전경 [사진=송은아트스페이스] 2019.12.19 89hklee@newspim.com |
세로 약 5m 크기의 대형 작업 'Concealed Ovulation'은 2층과 3층을 오가며 다양한 높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사라진 음경골' 'Rise Like a Phoenix' 등 5점을 선보인다.
곽이브 작가는 도시환경의 건축을 관찰하며 이를 재조형하는 작업을 해왔다. 주로 스케치한 형태를 페인팅이나 인쇄물과 같은 평면적 매체로 제작하고 이를 전시될 공간에 결합해 특정한 임의의 공간을 구상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펼친다.
이번 대상전에는 버드세이버를 디지털 프린트로 재현한 '면대면6(얼리버드_버드세이버)', 건물의 내장재로 사용되는 아이소핑크와 알루미늄, 폴리카보네이트 등을 재료로 삼아 전시공간의 천장과 가벽을 재구성한 '분홍천장'과 '네모난 눈', 여기에 작가의 작업실에서 가져온 짐을 이용한 설치작업 '포터Ⅱ'와 페인트, 종이테이프 등 재료로 현장 작업한 벽화 '테이핑'과 '기억하는 수' 등을 제작했다. 아울러 관람객의 동작에 따라 작품과 관람객의 거리를 보여주는 '티켓'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권혜원 작가 전시 공간 전경 [사진=송은아트스페이스] 2019.12.19 89hklee@newspim.com |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서사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영상 작업을 해온 권혜원 작가는 동굴에서 촬영한 작품을 선보인다. '유령과 괴물들의 풍경'은 동굴을 형성한 뜨거운 용암처럼 아주 오래된 존재들로부터 공항 건설을 위해 거짓 탐사보고서를 내는 학자들까지 지하 용암 동굴에 얽혀 있는 존재들이 출몰하는 풍경을 다룬다. 미래 공항의 아스팔트와 지상에서 내려온 나무 뿌리, 곰팡이, 라스코 동굴의 사슴 벽화, 학살을 피해 동굴로 숨어든 과거의 사람들, 박쥐와 용암과 기화하는 수증기들은 서로 얽히고 설켜 시간과 존재의 경계를 넘어선 동굴의 풍경을 담아낸다.
권혜원 작가는 "동굴은 영상 작가에게 도전적인 공간이다. 시간성도, 시각성도 없기 때문"이라며 "동굴에서 작업은 보이지 않는 관계, 인간의 감각, 시간성 등 여러 관계를 드러내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권 작가의 '다정하게, 더 다정하게' 작업은 비정형 프레임과 비디오 프로젝션, 아크릴과 다이크로익 필름 등 재료와 함께 설치한 작업으로 보다 화려한 볼거리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영상들은 서로 겹쳐지거나 서로 반영하면 벽면과 바닥을 오간다. 용암, 지구, 곰팡이 등 비인간적인 존재와 상호작용하는 퍼포머를 통해 자연의 역사 안에서 인간의 역사가 인식될 수 있는 가능성과 불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이미지와 소리로 드러낸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차지량 작가 전시 공간 전경 [사진=송은아트스페이스] 2019.12.19 89hklee@newspim.com |
미디어를 활용한 참여 프로젝트와 시스템과 개인에 초점을 맞춘 작업을 이어온 차지량 작가는 다채널 영상설치 신작 '떠나려는 사람만이 모든 것을 본다'(2012년 12월 20일~2019년 12월 29일)와 공간 연출 설치 작품 '개인의 장벽, 개인의 날개'(2019)를 함께 선보인다. 작가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떠나는 삶을 시도한 2012년 12월 20일을 시작으로 여러 시공간에 머무르며 갖게되는 시점과 개인의 여정을 연주와 편지에 담아 전달한다. 작가 스스로가 개인의 삶을 점검하는 행위와 이 경험을 관람객과 공유하기 위해 이와 같은 작품을 기획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개인전 기회을 부여한다. 우수상(3인) 수상자에게는 각 1000만원, 대상(1인) 수상자는 2000만원을 받는다. 또한 델피나 재단과 국내 단독협약을 맺어 수상자 모두에게 '송은문화재단-델피나 재단 레지던시' 지원 자격을 부여한다. 선정된 1인에게 12주간 델피나 레지던시 활동을 지원한다. 델피나 재단은 런던에서 가장 큰 국제 레지던시를 운영하는 비영리기관으로 매년 40여명의 작가들을 초청해 예술인들을 위한 국제적인 예술 플랫폼을 구축해 왔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