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인도에서 '무슬림 차별법'으로 논란이 된 시민권 개정안에 대한 반대 시위가 9일째 이어지면서 혼란이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일부 주는 집회를 금지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인도 전국에서 수천 명에 달하는 규모의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민권 개정안에 대한 항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시민권 개정안이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의한 '힌두 민족주의' 정책이라고 규탄했다.
[콜카타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18일(현지시간) 인도 서벵골주 콜카타에서 인도 시민권 개정안 반대 시위 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2019.12.18 lovus23@newspim.com |
이날 델리 경찰은 행진 시위에 배치됐다. 경찰은 전날 시위에서 일어난 폭력사태와 연루된 8명을 체포했다.
델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집회와 행진 시위를 불허했다. 19일 타임스오브인디아(TOI)에 따르면 델리 경찰은 전인도학생협회(ASIA)와 '자치운동'(Swaraj Abhiyan)의 행진 허가 신청을 거부했다. ASIA는 경찰의 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정부도 주 전역에서 열리는 모든 불법 집회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남부 카르나타카 주의 망갈로르와 벵갈루루 지역은 각각 20일 자정, 21일 자정까지 집회 금지령을 내렸다.
이번 시위로 총 6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동부 아삼 주에서는 통행 금지령이 발령됐다.
인도 연방 대법원은 같은 날 법안 시행 중단 청원에 대한 기각 결정을 내렸다. 다만, 법안 적격 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청문회를 다음달로 미룰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인도 하원에 이어 상원은 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파키스탄 주변 3국 출신의 이민자들 중 이슬람교도를 제외하고 시민권을 지급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법안이 제정되려면 연방 대법원의 심사와 대통령 서명 절차가 남아있다.
모디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2015년 전에 인도로 들어온 이민자들에게 국적을 부여할 수 있으며 박해받는 소수 종교인을 위한 법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과 무슬림 사회는 무슬림이 시민권 지급 대상에서 빠져있는 점을 지적하며 인도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무슬림에 대한 압박이라고 보고 있다.
파키스탄 출신의 유명 무용수인 파시 우르 레만은 지난 15일 국립 이슬람 대학인 JMI대학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해 시민권 개정안과 관련해 모디 정부가 무슬림을 "2등 시민"으로 강등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워싱턴D.C.에서 인도 국방 및 외무장관과 2+2 대화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종교의 자유와 관련된 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인도의 시민권 개정안에 대해서는 발언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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