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화려한 공연 예술 무대가 영화관에서 상영된다. 예술의전당의 '싹온스크린'에 이어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CGV와 손잡고 본격 창작 뮤지컬 영상화 사업을 시작했다.
예술의전당은 지난해 'SAC on screen(싹온스크린)'이라는 타이틀로 한국 창작 뮤지컬 '웃는남자'의 지역 실황 중계를 진행했다. 이후 이 영상은 후작업을 거쳐 현재 전국 메가박스에서 상영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19 창작산실-올해의 신작'을 선정하며 CGV와 업무 협약(MOU)을 통해 창작 공연의 영상화, 유통 계획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메가박스] 2019.12.18 jyyang@newspim.com |
◆클래식 이어 뮤지컬·연극 품는 극장가
기존에도 공연을 영상화해 영화관에서 상영한 시도는 몇 차례 있었다. 메가박스에서는 지난해 8월 큐레이션 브랜드 '클래식 소사이어티'를 통해 '2018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을 상영관에서 라이브중계했다. 지난 6월에도 '2019 빈 필하모닉 여름음악회'를 메가박스 17개 지점에서 상영했다.
이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클래식 공연에서 연극, 뮤지컬 등 공연을 영상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예술의전당, 예술위 등 예술기관이 앞장서 이같은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기존의 메가박스에 이어 한국 극장사업 1위 CGV도 공연 영상화에 뛰어들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EMK뮤지컬컴퍼니] 2019.11.14 jyyang@newspim.com |
2013년부터 시작된 예술의전당 공연·전시 영상화사업 '싹온스크린'은 우수한 작품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온 국민이 함께 보고 즐기자는 목표를 갖는다. 문화예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함께 향유할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시행됐다. 이후 영상화된 '웃는남자'의 전막 실황 영상이 전국 메가박스 상영관에서 지난 11월말부터 올해 말까지 상영 중이다.
◆영상화 사업이 '창작공연'에 집중되는 이유…해외 사례 넘는 플랫폼 될까
클래식에서 뮤지컬, 연극으로 공연 범위가 확장되면서 공연 영상화 사업은 창작 공연에 집중되는 양상이다. 해외 유명 라이선스 뮤지컬이나 연극은 저작권 문제 등 영상화에 적합지 않은 면이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국내에서 제작된 웰메이드 창작공연을 널리 알리는 데 기관과 기업이 함께 지원하고 기여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로 '싹온스크린'을 통해 영상화된 '웃는남자'를 비롯해 지난 7월 전국 5개 지역에 전막 실황 중계된 EMK뮤지컬컴퍼니의 '엑스칼리버' 역시 국내 순수 창작뮤지컬이다. 예술위에서 최근 시작한 공연 영상화, 유통 과정도 오로지 창작 공연에만 집중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창작산실에 출품하고 선정된 작품들은 '창작물'이라는 조건을 필수적으로 충족시키는 작품들이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9.12.12 jyyang@newspim.com |
예술위가 CGV와 업무 협약을 통해 창작 공연의 영상화를 지원하지만, 사실상 이 작업이 당장의 흥행이나 수익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창작산실' 선정작들은 소극장, 혹은 중극장 정도에 올라가는 중소규모 작품들이 대부분이기도 하다. CGV에서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를 소개하는 플랫폼을 통해 창작공연 영상화를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
예술위 측은 "지난 12일 '올해의 신작' 발표 당시 MOU를 맺었지만 협약 이후 세부 과정은 협의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며 "이후 2020년 3월부터 CGV에서 상영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2월에도 국립극장에서 올라가는 영국 국립극장 'NT라이브' 공연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사건'처럼, 전세계로 우리나라의 우수한 창작 공연을 소개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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