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시위에 고무된 분위기…"조국 사태 때보다 더 큰 저항"
"황 대표가 직접 시위 지시한 건 잘못"…국회 진입 지적 목소리도
[서울=뉴스핌] 이지현 이서영 기자 =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대규모로 모여 분노를 터뜨린 것이다(자유한국당 지도부)", "한국당, 우리공화당 이중대로 편입되는 것 아닌가 심히 우려스럽다.(한국당 소장파 의원)"
지난 16일 국회 내에서 열린 대규모 규탄대회를 두고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정부여당을 향한 일반 시민들의 분노였다는 해석이 있는 반면 제1야당 대표가 불법시위를 주도했다는 지적도 불거져 나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공수처법 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16 mironj19@newspim.com |
17일 한국당 수도권지역 한 재선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조국 사태 때처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큰 규모로 분노를 터뜨린 것"이라며 "아주 많은 시민들이 반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조국 사태 때보다 더한 저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영남권 한 재선 의원도 "(국회에서 시위하는) 민심을 불손한 세력으로 폄훼할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사무처에서 이를 막으면 우리대로 다른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날 국회에서의 대규모 규탄대회와 이틀 연속 본회의 개의를 저지하면서 대여투쟁에 자신감이 붙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하지만 쓴 소리도 나왔다. 국회 경내에서의 집회는 불법인데도 본청 무단 진입까지 시도한 극한의 집회였다는 점 때문이다. 또 이런 집회를 제1야당 대표인 황교안 대표가 주도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다.
한 한국당 초선 의원은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한 것이었지만 어제의 규탄대회는 다소 잘못됐다고 본다"며 "과거 탄핵 국면에서도 촛불 시위대가 국회 인근을 둘러싸긴 했어도 국회 경내에 진입하지는 않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보루같은 지역이 국회인데 여기에 들어오고, 심지어 국회 본청까지 난입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르면 국회 경내에서의 집회 및 시위는 금지되어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보수단체 회원들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법과 검찰개혁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한 규탄 대회를 마치고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2019.12.16 leehs@newspim.com |
한국당 한 관계자는 "어제 난입한 불법시위대는 한국당 당원들이기 보다 주력은 소위 태극기 부대로 보였다"며 "상당수는 편향된 정보로 세뇌된 집단으로 보이는데, 한국당이 우리공화당의 이중대로 편입되는게 아닐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황 대표가 집회를 주도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당 관계자는 "법 질서의 최종 수호자 역할을 해왔던 전직 법무부장관 출신이 통합진보당과 같은 행태를 현장에서 독려하고 사실상 해산 지시까지 했다"며 "폭도 수준으로 전락한 제1야당 대표가 정상적인 정치 지도자인가에 대해 국민들이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16일에 이어 이날도 국회 본청 앞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한 규탄대회를 연다. 다만 국회 사무처가 집회 참가자들의 경내 진입을 막은 상황이다. 이에 황 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내에서 한 차례, 국회 밖에서 한 차례 더 규탄대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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