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주말 이슈+] '새로운 길' 굳힌 北, 핵능력 고도화 후 새 협상 노릴 듯

기사입력 : 2019년12월14일 08:21

최종수정 : 2019년12월16일 17:27

정영태 "北 의도적 갈등유발은 美 양보 얻어내려는 목적"
신범철 "'배드 딜' 보다는 '노 딜' 원하는 美 입장태도 없을듯"
박원곤 "ICBM 발사 가능성 높아져…美대선까지 버틸수도"
정성장 "새로운 길 가면 데탕트 끝나고 적대관계로 돌아가"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폐쇄를 약속했던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한 이후 연일 미국을 비난하고 있는 북한이 '새로운 길'에 들어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020년 새해를 전후로 인공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미국의 양보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1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전날 미국의 요구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도발 행위'로 규정하며 "우리로 하여금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명백한 결심을 내리게 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일대 혁명전적지들을 둘러봤다고 4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쳐] 2019.12.04 heogo@newspim.com

◆ 스스로 갇힌 '연말 시한' 의식해 초조해진 北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회의에서 "우리는 유연할 준비가 돼 있고 포괄적인 프로세스를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음에도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북한의 뜻은 변함이 없음을 재강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어떤 발언에도 반발하며 긴장수위를 높이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스로 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미국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재 북한이 먼저 변해 협상의 판을 바꾸겠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북한으로선 강경책,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새로운 방식으로 미국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연말 혹은 내년 초 ICBM 기술이 더욱 발전했다는 점을 알릴 시험을 한 후 기존 협상이 아닌 새로운 협상 모드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소장은 최근 북한 풍계리 영변 핵시설 재가동 징후가 포착된 점을 언급하며 "일부러 블러핑(허풍)하는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여론을 자극해 미국이 양보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이 섣불리 군사보복을 하긴 어렵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마이웨이'를 간다는 의사를 보인 것 같고 당분간은 세게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굿 딜'이 아닌 '배드 딜'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현재로선 적극 나서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또 "대치국면이 이어져 긴장이 고도됐을 때 미국이 중국을 설득해 북한을 추가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면 북한은 일정 부분 입장을 꺾겠지만 중국이 지금처럼 북한을 지원하면 긴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중국은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도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베리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민간 상업위성 '플래닛'이 지난 7일 오후 2시 25분과 8일 오전 11시 25분 촬영한 동창리 발사장 일대 사진을 공개했다. 2019.12.09 heogo@newspim.com

◆ 중대 시험에는 이유 있어…후속타는 위성 발사 가능성

앞서 북한은 지난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했으며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로켓 엔진시험을 진행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간주하는 ICBM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시험이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시기는 특정할 수 없으나 북한이 중대 시험의 후속 행동을 취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한 점에 비춰 연말에 ICBM이나 위성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최근 상황을 보면 북한이 ICBM 발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게 맞다"며 "만약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 판이 깨지는 것으로 미국은 수용하지 않을 것이고 더욱 강한 제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다른 시나리오는 북한이 버티기 형식으로 긴장은 고조하면서 판은 깨지 않고 미국 대선까지 버틸 수도 있다"며 "미국과 협상을 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하지 못하면 협상이 더욱 힘들어진다고 생각할 것이고 현재 경제 상태로도 그때까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언제든 새로운 도발을 할 듯한 북한의 태도와 최후의 선은 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종합하면 북한이 ICBM 대신 위성을 쏘아 올릴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사일과 달리 위성발사 만으로는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동창리에서 엔진 출력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포물선을 그리면서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대기권으로 들어오면 미사일이고 위성을 실어 대기권 밖으로 나가면 위성인데 기술은 똑같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만약 위성을 발사해 궤도에 올렸다고 주장하면 제재를 하기가 어렵고 미국이 안보리를 소집해 경고를 한다고 해도 북한의 행동을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켓맨' 발언에 기다렸다는 듯 말폭탄

새로운 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들고 오지 않을 경우 택하겠다고 밝힌 국가전략노선이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구체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북한의 발표를 종합하면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고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며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발전을 이룩하겠다는 전략으로 추정된다.

이는 곧 국제사회와의 비핵화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는 길이기 때문에 북한은 명분 쌓기에 나섰다.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표현했고,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미 비난에 나섰다. 협상 중단의 원인을 미국의 태도에서 찾는 모습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 핵심인물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5일 "또다시 대결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발언과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녕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말폭탄 시동을 걸었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도 9일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참을성 잃은 늙은이',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꼬투리를 잡아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도 했다.

이외에도 4일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 9일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의 담화가 있었다. 이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며 북한은 결코 먼저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들이 먼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의사는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미국에 홀로 정면 도전하는 것은 만용이지 결코 현실주의적 선택이 아니다"며 "새로운 길은 두 차례의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데탕트'에 막을 내리게 하고 북미 관계를 냉전시대의 적대관계로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북미 간 입장 차이를 대화로 좁히는 것은 매우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대화를 포기하고 미국과의 정면대결로 나아가는 것은 결코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며 "지금이라도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보다 과감하고 실용주의적인 '대화와 협상의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heog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사진
조은석 내란특검 "사초 쓰는 자세로"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른바 '3대 특검(특별검사)' 중 내란 특검을 맡게 된 조은석(60·사법연수원 19기)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이 13일 "수사에 진력해 온 경찰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가며 오로지 수사 논리에 따라 특검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팀 구성과 업무공간이 준비되면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특검은 현재 퇴직 후 별도 근무 중인 변호사 사무실이 없고 재택근무 중이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전남 장성 출신인 조 특검은 광주 광덕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검 공판송무과장, 대검 범죄정보1·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4년 대검 형사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청주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문재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한 뒤 검찰을 떠났다. 2011~2025년 감사원 감사위원을 지낸 조 특검은 임기 중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거는 등 윤석열정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저녁 내란 특검에 조 특검, 김건희 특검에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에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을 각각 지명했다. 조 특검과 민 특검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이 특검은 조국혁신당 추천이다. 각 특검은 최장 20일간 준비기간을 거치게 되며, 내달 초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검은 최대 60명, 김건희 특검은 40명, 채해병 특검은 20명의 검사를 파견받을 예정이다. hyun9@newspim.com 2025-06-13 07:4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