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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슈+] '새로운 길' 굳힌 北, 핵능력 고도화 후 새 협상 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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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태 "北 의도적 갈등유발은 美 양보 얻어내려는 목적"
신범철 "'배드 딜' 보다는 '노 딜' 원하는 美 입장태도 없을듯"
박원곤 "ICBM 발사 가능성 높아져…美대선까지 버틸수도"
정성장 "새로운 길 가면 데탕트 끝나고 적대관계로 돌아가"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폐쇄를 약속했던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한 이후 연일 미국을 비난하고 있는 북한이 '새로운 길'에 들어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020년 새해를 전후로 인공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며 미국의 양보를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1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전날 미국의 요구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도발 행위'로 규정하며 "우리로 하여금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에 대한 명백한 결심을 내리게 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일대 혁명전적지들을 둘러봤다고 4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캡쳐] 2019.12.04 heogo@newspim.com

◆ 스스로 갇힌 '연말 시한' 의식해 초조해진 北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회의에서 "우리는 유연할 준비가 돼 있고 포괄적인 프로세스를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음에도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북한의 뜻은 변함이 없음을 재강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어떤 발언에도 반발하며 긴장수위를 높이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스로 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미국의 입장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재 북한이 먼저 변해 협상의 판을 바꾸겠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북한으로선 강경책,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새로운 방식으로 미국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연말 혹은 내년 초 ICBM 기술이 더욱 발전했다는 점을 알릴 시험을 한 후 기존 협상이 아닌 새로운 협상 모드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소장은 최근 북한 풍계리 영변 핵시설 재가동 징후가 포착된 점을 언급하며 "일부러 블러핑(허풍)하는 것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여론을 자극해 미국이 양보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이 섣불리 군사보복을 하긴 어렵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마이웨이'를 간다는 의사를 보인 것 같고 당분간은 세게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굿 딜'이 아닌 '배드 딜'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현재로선 적극 나서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또 "대치국면이 이어져 긴장이 고도됐을 때 미국이 중국을 설득해 북한을 추가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면 북한은 일정 부분 입장을 꺾겠지만 중국이 지금처럼 북한을 지원하면 긴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중국은 이번 안보리 회의에서도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베리연구소 동아시아비확산센터 소장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민간 상업위성 '플래닛'이 지난 7일 오후 2시 25분과 8일 오전 11시 25분 촬영한 동창리 발사장 일대 사진을 공개했다. 2019.12.09 heogo@newspim.com

◆ 중대 시험에는 이유 있어…후속타는 위성 발사 가능성

앞서 북한은 지난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을 했으며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로켓 엔진시험을 진행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미국이 '레드라인'으로 간주하는 ICBM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시험이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시기는 특정할 수 없으나 북한이 중대 시험의 후속 행동을 취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한 점에 비춰 연말에 ICBM이나 위성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최근 상황을 보면 북한이 ICBM 발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게 맞다"며 "만약 북한이 ICBM을 발사하면 판이 깨지는 것으로 미국은 수용하지 않을 것이고 더욱 강한 제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다른 시나리오는 북한이 버티기 형식으로 긴장은 고조하면서 판은 깨지 않고 미국 대선까지 버틸 수도 있다"며 "미국과 협상을 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하지 못하면 협상이 더욱 힘들어진다고 생각할 것이고 현재 경제 상태로도 그때까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언제든 새로운 도발을 할 듯한 북한의 태도와 최후의 선은 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종합하면 북한이 ICBM 대신 위성을 쏘아 올릴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사일과 달리 위성발사 만으로는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북한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동창리에서 엔진 출력 시험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포물선을 그리면서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 대기권으로 들어오면 미사일이고 위성을 실어 대기권 밖으로 나가면 위성인데 기술은 똑같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만약 위성을 발사해 궤도에 올렸다고 주장하면 제재를 하기가 어렵고 미국이 안보리를 소집해 경고를 한다고 해도 북한의 행동을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켓맨' 발언에 기다렸다는 듯 말폭탄

새로운 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셈법을 들고 오지 않을 경우 택하겠다고 밝힌 국가전략노선이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구체 내용을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최근 북한의 발표를 종합하면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고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며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발전을 이룩하겠다는 전략으로 추정된다.

이는 곧 국제사회와의 비핵화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는 길이기 때문에 북한은 명분 쌓기에 나섰다.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표현했고,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이 대미 비난에 나섰다. 협상 중단의 원인을 미국의 태도에서 찾는 모습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 핵심인물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5일 "또다시 대결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발언과 표현을 쓴다면 정말로 늙다리의 망녕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말폭탄 시동을 걸었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도 9일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참을성 잃은 늙은이',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꼬투리를 잡아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도 했다.

이외에도 4일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장, 9일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의 담화가 있었다. 이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며 북한은 결코 먼저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들이 먼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의사는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미국에 홀로 정면 도전하는 것은 만용이지 결코 현실주의적 선택이 아니다"며 "새로운 길은 두 차례의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데탕트'에 막을 내리게 하고 북미 관계를 냉전시대의 적대관계로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북미 간 입장 차이를 대화로 좁히는 것은 매우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대화를 포기하고 미국과의 정면대결로 나아가는 것은 결코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며 "지금이라도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보다 과감하고 실용주의적인 '대화와 협상의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heog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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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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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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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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