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이상 공공건설 하도급 입찰결과 의무공개
내년 용역업종 실태조사…하도급법 적용 검토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공공 건설 일감을 따낸 건설사가 하도급대금을 후려치는 등 부당 이득을 챙기는 '갑질 행위'에 제동이 걸린다. 공정당국이 이른바 '깜깜이 경쟁입찰 하도급 계약' 관행에 대한 최저입찰가·낙찰가 공개를 의무화한다.
또 피해 발생이 빈번한 용역업종에 대해서는 하도급법 적용에 포함키로 했다. 자동차와 기계 등 금형 관련 업종에 대한 표준하도급 계약서도 다듬질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6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중소기업 거래관행 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건설 분야 하도급 입찰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 현재 정부와 공공기관은 100억원 넘는 공사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주할 때 계약 내역은 물론이고 입찰 결과도 전부 공개한다.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 2019. 12. 16 judi@newspim.com |
일감을 수주한 건설사도 하도급 계약을 맺을 때 계약 내용을 공개한다. 하지만 하도급 입찰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다. 정보 우위를 점한 건설사는 하도급 계약 대상자를 상대로 갑집을 한다. 하도급 계약자와 추가 협상을 해서 하도급 대금을 후려치는 것.
공정위는 이 같은 갑질을 차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서 내년 연말까지 하도급법을 개정한다. 관련 법이 개정되면 건설사는 최저입찰가와 낙찰가를 입찰에 참가한 모든 사업자에게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공정위는 해당 내역을 공개한 건설사에는 벌점 경감 등의 혜택을 줄 예정이다. 하도급 피해 발생이 빈번한 용역 업종에 대한 감시도 강화한다.
현재 화물운송과 경비업 등 11개 용역 업종만 하도급법 적용을 받는다. 11개 이외 다른 업종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셈이다. 공정위는 용역 업종 실태조사를 마친 후 하도급법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
공공 분야가 발주한 정보화 사업을 수주한 소프트웨어(SW)사에 대한 서면실태조사도 한다. 자동차와 기계 등 금형 사용이 많은 업종의 표준하도급 계약서도 개정한다.
하도급 서면실태조사 결과는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공정위는 통계청과 함께 하도급 서면실태조사를 국가승인통계로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도급 불공정거래 관행 감시를 강화하되, 중소기업 부담은 덜어준다. 우선 하도급법 적용 면제 대상을 확대한다.
제조 분야는 매출액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조정한다. 건설 분야는 시공능력평가 30억원에서 45억원으로 올린다. 중소기업이 분할 납부할 수 있는 과징금 범위도 10억원 초과에서 5억원 초과로 낮춘다.
공정위는 정책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법률 개정 과제를 내년 중 모두 완료한다는 목표다. 또 시행령 등 하위 규정 개정은 내년 상반기 안에 끝낸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번 대책을 통해 대·중소기업 간 자발적 상생협력 문화가 정착돼 건전한 기업생태계가 조성되면 혁신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대·중소기업 거래관행 개선 및 상생협력 확산 대책. [출처=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 2019.12.16 ace@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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