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퀄컴에 역대 최대 수준 과징금 부과
법원 "시정명령 일부는 위법…취소하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세계적 이동통신업체 퀄컴 인코포레이티드에 부과한 1조원대 과징금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다만 공정위가 퀄컴에 내린 일부 시정명령은 위법하다고 봤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노태악 부장판사)는 4일 오전 퀄컴과 계열사 2곳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공정위의 시정명령 일부를 취소하고, 퀄컴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퀄컴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재판부는 퀄컴이 다른 사업자들에게 불이익 거래를 강요해 영업을 부당 방해하고,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했다.
공정위의 퀄컴에 부과한 시정명령 처분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이 이행되면 강제로 특허 계약을 체결하는 상황이 해소될 수 있고, 제조사에 불이익을 가하는 퀄컴의 시장지배적 지위도 소멸될 수 있다"며 적법하다고 봤다.
또 과징금 납부명령에 대해서도 "퀄컴이 경쟁사 특허를 거부하면서 제조사에게 특허 계약 체결을 강제했기에 그에 따른 과징금 부과도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정위는 2016년 12월 이동통신 분야에서 2만5000여개의 표준필수특허를 보유한 이른바 '특허공룡업체'인 퀄컴이 공정하고 비차별적 특허를 제공하는 '프랜드(FRAND·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확약'을 위반했다고 판단, 2017년 1월 20일 퀄컴에 과징금 1조311억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는 퀄컴이 휴대폰 부품 제조사와 특허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퀄컴의 모델 칩셋을 사지 않으면 특허권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제조사에 불이익을 강제했다고 봤다.
이에 퀄컴은 업계 관행을 따라왔을 뿐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2017년 2월 서울고법에 과징금 및 시정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공정거래 사건의 경우 공정위의 처분은 전속고발권이 있어 사법부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이 소송에는 인텔, 미디어텍, 화웨이, LG전자 등 IT기업들도 공정위 측 보조참가인으로 참여해왔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