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중국의 부상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중국을 적으로 둘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CNBC의 해들리 갬블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힘이 커지면서 전 세계 세력 균형을 바꾸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군사적 부상이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심각한 도전을 가져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키예브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브 의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9.10.31. lovus23@newspim.com |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나토가 남중국해로 진출할 방법은 없지만 중국이 엄청난 인프라 투자를 통해 우리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국의 최근 광폭 행보에 따른 견제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 거의 전역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 인공섬을 건설해 해당 지역을 군사기지화 했다. 이 때문에 대만,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주변국들과 남중국해상의 해양 지형물에 대한 영유권과 해양 관할권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 인근 해상에서 탐사활동을 벌여 베트남 경비함과 대치하는 등 긴장이 높아졌다.
중국은 또한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유럽 지역에도 적극적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그리스를 방문해 친밀을 과시하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써 중국 기업이 양도받기로 한 피레우스 항을 찾기도 했다.
한편,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나토가 새로운 적을 만들고 싶지 않다며 중국과 적대적 분위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을 표했다.
다수의 전문가는 중국에 대항한 공조 노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을 적으로 취급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라 레인 국제전략연구소(IISS) 지정학 및 전략담당 선임 연구원은 지난달 말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 분쟁과 중국 기업의 유럽 5G 인프라 참여 여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토의 중국 관련 논의는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부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창설 70주년을 맞은 나토는 3~4일 영국 런던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터키 정상 등이 회의에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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