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갈등으로 올해도 지각 처리 불가피
이인영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부터 검토할 시점"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2020년도 예산안이 2일 법적 시한을 맞았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선언으로 지난 29일 열릴 예정이던 본회의가 무산되고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예산안 처리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다. 헌법이 규정한 12월 2일이라는 예산안 처리 시한은 지키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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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오른쪽부터)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제 개혁안과 검찰 개혁안, 민생 법안 처리 방안 논의를 위해 회동을 하고 있다. 2019.11.27 kilroy023@newspim.com |
국회법에 의하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쳐야 한다.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다음 날인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다만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장과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합의하면 시한은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필리버스터 문제로 여야 대화 창구가 완전히 차단돼 예산안 지각 처리는 올해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야 3당 원내대표는 모두 예산안 지각 처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조기 합의 처리 가능성은 낮게 봤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산안을 따로 처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솔직히 정치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 예산안은 감액, 증액 전체에 대한 심사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래서 정해진 법적 시한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것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12월 2일 법적 시한에 예산안 처리 못하는 점 유감스럽다. 이후에 예산안의 처리를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 계속 예결위로 해야 할지, 예산안 합의 처리 할 단위를 만들어야하는지 이런 점부터 검토해야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예산안에 대해 합의가 안 되고 있다. 국회법에 따라서 원내대표 합의해서 본안이 올라간다"며 "그 합의를 해야 할 텐데 현재로서 대화가 안 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산안이 자동 부의된다는 것은 원안 처리가 된다는 것"이라며 "자동 부의 후 상정하면 정부, 여당이 원안 처리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지금과 같이 파행으로 계속 간다면 작년 '더불어한국당'이 탄생한 것처럼 또 다른 과반 의석을 확보해 패스트트랙과 맞바꾸려고 민주당이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원내대표는 이어 "끝까지 예산안 처리를 위해 소소위, 예결위 간사간 협의체가 어제도 오늘도 논의 중이기에 최종적으로 지켜보고 정기국회 내 처리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