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 자체도 허용해선 안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25일 "핵 억지력을 포함한 미국의 억지력을 유지·강화시키는 건 방위에 있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NHK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피폭지인 나가사키(長崎)와 히로시마(広島)에서 행한 연설에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도 윤리에 반한다"면서 "분쟁의 정당한 해결책이라며 핵전쟁 위협을 피하기 위해 (또다른) 위협에 의지하면서 어떻게 평화를 촉진할 수 있겠는가"라고 핵 억지력을 주장하는 국가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가사키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나가사키에 있는 니시자키 언덕 순교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9.11.25 goldendog@newspim.com |
이에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발언에 대해 "국제 사회에 피폭의 실상에 대해 적확한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도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아는 우리나라(일본)는 핵무기가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를 리드할 사명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실에 있는 안전보장 상 위협에 적절하게 대처하면서 착실하게 현실적으로 핵군축을 진전시키는 길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며 "미일 안보체제에서 핵억지력을 포함한 미국의 억지력을 유지·강화하는 건 우리나라의 방위에 있어 현실적이고 적절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황이 중시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대해선 "현실의 안전보장 관점을 충분히 살펴보지 않고 만들어졌다"며 비준에 부정적인 입장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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