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냉각·구조조정·주식시장 침체 영향
자산 축적 '왕도'는 기업 경영과 부동산 투자'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경제성장 둔화의 여파로 중국 고액 자산가의 수가 5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중국 후룬연구원(胡潤研究院)은 최근 중화권 부호 현황을 분석한 '2019 후룬부자보고서(Hurun Wealth Report)'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화권(중국·홍콩·대만·마카오)의 1억위안(약 166억원) 자산가 집안의 수가 12만8000 호로 지난해 보다 6000가구 줄었다. 1000만위안(약 16억6000원) 이상 가구 수도 3만호 줄어든 198만 호로 집계됐다. 1억위안과 1000만위안 자산가의 수가 전년 대비 각각 4.5%와 1.5% 줄어들었다.
막대한 외화 자산을 보유한 '초특급' 부호도 축소됐다. 미 달러 3000만달러(약 350억원) 자산을 보유한 중화권 부호는 지난해보다 4800가구 줄어든 8만4000호로 조사됐다. 이상 수치들은 2018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집계된 것이다.
중국의 고액자산가 수가 감소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후룬연구원은 중국 경제성장 둔화, 산업구조 조정과 2018년 A주 침체로 중국 고액자산가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자산 규모 600만위안(약 10억원) 규모의 '중산층' 부자는 지난해보다 1.2% 늘어난 494만호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투자자산이 600만위안에 이르는 가구는 178만호에 달했다.
◆ 자산축적 '왕도'는 기업경영과 부동산 투자
중국 고액자산가들의 자산 증식 방법은 기업경영, 부동산과 주식투자였다. 이중 기업경영과 부동산 투자로 막대한 자산을 축적한 부호들이 대다수였다.
자산 규모 1000만 위안 부호 가운데, 전문 주식투자자 비율은 5%에 그쳤다. 반면 부동산 투자자의 비중은 10%에 달했다. 부동산 투자자들의 주요 자산 역시 부동산이다. 이들 부호의 보유 자산 가운데 부동산의 비율은 84%에 달한다. 현금 및 유가증권 비중은 2%에 불과했다.
초고액 자산가의 직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기업가였다. 1000만위안 이상 자산가 그룹에서 기업가의 비중은 65%에 달한다. 작년보다 5%포인트가 늘어났다.
대기업, 다국적 기업의 고위 임원 혹은 대주주가 대부분이다. 높은 연봉과 보너스 등이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업가 신분 고액자산가의 자산 구성은 500만위안 이상의 고가 자가 주택, 50만위안 이상의 고급 차량이 주를 이뤘다. 이 밖에 현금과 유가증권의 비중은 20%로 나타났다.
◆ 베이징·상하이·저장 '초특급 부호 집결지'
지역별로는 베이징에 가장 많은 부호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600만위안, 1000만위안, 1억위안의 모든 기준 등급에서 베이징 소재 부호의 수가 가장 많았다.
600만위안 이상 자산가 중 베이징에 거주하는 가정은 총 70만4000호로 집계됐다. 광둥, 상하이, 홍콩, 저장이 그 뒤를 이었다.
1000위안 자산가 역시 베이징 출신이 28만8000호로 가장 많다. 1억위안 이상 고액 자산가도 베이징이 1만8900호로 1위를 차지했다. 600만위안~1억위안 구간의 자산가 거주 규모 순위는 베이징, 광둥, 상하이, 홍콩, 저장 순으로 모두 동일하다.
그러나 3000만달러 이상 초고액 자산가 거주 순위는 다소 차이가 났다. 베이징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상하이가 광둥을 밀어내고 2위에 올랐다. 저장도 홍콩을 추월해 4위를 차지했다. 천문학적 자산을 소유한 부호들이 베이징, 상하이, 저장성에 집중돼있음을 의미한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