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지도부, '남아서 일할 사람도 필요하다' 반박
최재성 "민주당, 인위적 공천 물갈이 필요 없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정계 은퇴' 선언의 여진이 쉽게 가시지 않는 모습이다. '중진 물갈이', '586 용퇴' 등 여권 내부에서 웅크리던 세대교체의 목소리가 '586의 상징' 임 전 실장의 퇴진으로 더욱 힘을 얻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인위적 물갈이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 의원에 대해서는 감점을 주는 공천룰을 마련해 현재 의원별 평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하위 20% 명단이 공개될 경우 감점 여부와 무관하게 버티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현역 여당 의원들을 단순히 586이란 기준으로 범주화하기 어려운 점을 들어 세대교체론의 실체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한다. 또 공천 시스템을 훼손시키면서까지 인위적으로 물갈이를 할 명분도, 자원도 부족하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임종석 대통령 전 비서실장 2018.12.31 leehs@newspim.com |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본인 스스로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경우에 더해 개각과 맞물려 출마가 어려운 경우까지 합하면 민주당에서 불출마자는 십여 명을 훌쩍 넘는다.
이해찬 당대표를 필두로 이철희, 표창원 의원이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고 4선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불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그 외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출마를 자신하기 어렵다.
여권 관계자는 "김 장관의 경우 청와대가 놔주지 않아 출마가 어려울 수 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원혜영·김진표 의원의 경우 총리 후보에, 박범계·추미애 의원은 법무부 장관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초선 중에선 김성수ㆍ서형수ㆍ이용득ㆍ제윤경ㆍ최운열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주변에 밝힌 상태고 3선 백재현 의원도 후임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한국관광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10 kilroy023@newspim.com |
다만 불출마 선언 릴레이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세대교체의 목소리가 당 주변에서 끓어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현역 의원의 입에서 세대교체 주장이 공개적으로 제기된 바 없다. 실체가 불분명한 '586 퇴진론'만으로 인위적인 정계 개편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586세대 교체 신호탄'과 관련해 "개개인의 거취의 문제가 아니고 전체 우리 정치의 가치라던가 노선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우리 정치구조나 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차원에서 지혜 를 모으고 그런 것이 실천되면 좋겠다는게 제 바람"이라고 말했다.
또 이 원내대표는 "경우에 따라서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라며 '남아서 일할 사람도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최재성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현역 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는 경선 점수를 20% 감산하는 등의 공천룰은 86세대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며 "민주당은 인위적인 공천 물갈이가 필요 없는 정당"이라고 일축했다.
우상호 의원 역시 라디오에 나와 "우리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가 되어 있다고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모욕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우원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386, 586이 기득권이라는데 정말 그런가?"라며 "때로는 시국과 당의 어려운 상황을 지혜를 모아야 할 때나, 각급의 선거를 치루면서 그들이 보인 집단적인 헌신성은 이제껏 어떤 정치세력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우 의원은 또 "그들의 집단적 매력 때문에 기존의 정치세력들이 그들을 탐내했고, 그래서 정치에 입문하는 과정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좀 쉬웠다는 면도 있고, 당의 양지에 많이 배치되었던 면은 있다"면서도 "그들 역시 누구에 의존하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들의 색깔과 방향을 분명히 하여 이제는 민주진영의 제도정치권 안에서 신뢰받는 중추로 성장해 있다"고 판단했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