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두 번 낙선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20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12일(현지시간) BBC 라디오5와의 인터뷰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대선 출마를 생각해보라고 압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 말하듯이 나는 절대로 절대 안 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never say never)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출마 계획이 없는 것은 확실하다"고 못 박았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과 그의 딸 첼시 클린턴이 뉴욕주 뉴욕시 맨해튼에서 열린 공동 저서 '배짱 있는 여성들(The Book of Gutsy Women)' 출간회에 참석했다. 2019.10.03.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면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나는 어떤 대통령이 됐을까, 내가 대통령이 됐다면 미국과 세계가 어떻게 달라졌을까에 대해 항상 생각한다"며 "차기 대통령은 누가 되든 망가진 것을 고쳐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08년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패했고 2016년 대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로 트럼프와 맞붙었으나 역시 실패했다.
이번 대선 레이스에 클린턴 전 장관이 뛰어들기로 결정하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명백한 후보로 간주되고 있는 반면, 민주당 후보는 누가 될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당초 온건 중도파인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으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휘말려 전망이 불확실해졌다. 최근 기세를 몰아가고 있는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급진좌파에 속해 공화당 유권자들의 표까지 끌어오기엔 역부족이다.
이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했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막판에 후보를 등록해 민주당 경선 레이스 전망은 날이 갈수록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승리를 확신할 만한 후보가 없다는 의미인데, 클린턴 전 장관이 출마를 결심하면 확실한 1인자로 경선 레이스를 평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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