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선수 438명 '성폭행 당했다' 응답
10명 중 1명은 신체폭행 경험...폭언도 심각 수준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초중고 학생선수들이 일상적으로 폭행이나 폭언을 당하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계 관계를 이용해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훈육을 빌미로 폭행을 저지르는 사례들도 잇따라 적발됐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전국 5274개교 초중고교 선수 6만32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실태 조사결과를 7일 발표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7일 발표한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 중 응답자 현황 [표=국가인권위원회] |
그 결과 인권위 조사에 응한 초중고 선수 5만7557명 가운데 8440명이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학생선수 10명 중 1명 이상은 폭행을 경험한 셈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학생선수를 대상으로 성폭행도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등학생 응답자 중 438명이 성폭력을 당했고 이 중 252명은 괜찮은 척 그냥 넘어가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고 답했다.
중학교 선수 중에서는 1071명이 성폭행 사실을 털어놨다. 구체적으로는 △가슴이나 엉덩이, 성기 등을 강제로 만지라고 강요 42건 △가슴이나 엉덩이, 성기 등을 강제로 접촉 131건 △강제로 키스나 포옹, 애무 45건 △신체 부위를 몰래 또는 강제로 촬영 76건 △성관계 요구 9건 △강간 5건 등으로 나타났다.
고등학생 선수는 703명이 성폭행을 당했는데 주로 동성 선배나 또래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가슴이나 엉덩이, 성기 등을 강제로 만지라고 강요 22건 △가슴이나 엉덩이, 성기 등을 강제로 접촉 75건 △강제로 키스나 포옹, 애무 18건 △신체부위를 몰래 또는 강제로 촬영 61건 △성관계 요구 9건 △강간 1건 등이었다.
인권위는 관계자는 "지난 2007년 학생선수의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정책을 권고했지만 여전히 학생선수들은 고통받고 있다"며 "곧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보장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 개선안을 마련해 관련 부처 등에 재차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