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토론회서 민주당 협조 요청, 청년세대 조준
세대별 형평성 검증없이 총선으로 연계 '우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서울시와 여당의 '정책연대'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청년지원 방안에 더불어민주당이 전폭지지로 화답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해당 정책에 내제된 '세대쏠림' 현상이 심각한만큼 추가적인 검증없이 총선용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형평성 논란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5일 정치권의 따르면 서울시와 민주당의 정책연대는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앞선 4일 국회에서 열린 '청년수당' 토론회에서 여당과의 끈끈한 연대를 과시했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참석한 토론회는 43명에 달하는 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울경제위원회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은 간담회에서 지역 경제현안 및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2019.11.05 leehs@newspim.com |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청년수당과 신혼부부 주거지원에 대한 여당의 예산지원을 요청했고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서울시의 청년정책 패러다임 연합을 제안하며 화답했다. 서울시 청년정책이 민주당의 총선용 청년정책으로 변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청년수당과 신혼부부 주거지원 등 청년정책에 투입되는 서울시 내년도 예산은 약 6000억원. 당초 지방채 발생 등으로 충당이 가능하다고 밝혔던 서울시가 민주당과의 토론회에서 정부 협도를 요청한 건 원활한 정책수행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현재 민주당은 인적쇄신을 위한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킨 상황.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정책마련의 빈자리를 서울시 정책으로 채우는 모습이다. 국회 토론회에서 이 원내대표가 "서울시 정책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발표한 정책을 결합하면 좋은 출발이 될"이라고 언급한 점 역시 이런 움직임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와 청년세대가 민주당의 핵심 공략지점이라는 점에서 총선이 다가올수록 민주당과 서울시의 정책협력을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도는 지난주 대비 1.0%p 하락한 39.6%로 집계됐다. 한국당 지지도는 지난 주 대비 0.6%p 떨어진 31.6%다.
[사진=리얼미터] |
양당의 지지도 격차는 8%p지만 서울 지역 민심은 다르다. 민주당의 서울 지역의 지지도는 45.5%로 광주·전라(58.8%)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한국당(26.8%)과 격차는 18.7%p에 달한다. 1000만 인구까지 감안하면 서울시 공략은 총선 승리를 위한 필수과제다.
청년세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민주당의 19~29세, 30대 지지율은 40.1%와 47.4%로 평균보다 높고 한국당과의 격차 역시 16.9%p와 21.8%p다. 결혼시기가 늦어지며 신혼부부 지원정책 수혜 범위가 넓어진 40대 지지율은 49.4%. 25.9%에 그친 한국당을 압도하고 있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상대적 우위를 점한 서울과 청년세대 표심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박 시장의 존재감이 필수적이다. 서울시장으로서 마지막 임기를 수행중인 박 시장 입장에서도 총선기여도가 입증된다면 향후 당내 입지는 물론, 대권행보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박 시장은 강력한 대권후보 중 한명이다.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고 여기에 박 시장이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대권도전을 앞두고 정책적 효과와 정치적 효과 모두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총선용 표심 공략을 위해 정책 내 세대간 형평성이 외면받고 있다는 부분이다. 시작부터 끊임없이 특정 세대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서울시 청년정책이 총선용 여당정책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도 별다른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과 청년세대에 함몰돼 기타 지역과 중장년 세대에 대한 배려가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앙정부가 아닌 지자체, 그것도 전국에서 가장 부유한 서울시가 특정 세대에 대한 복지를 강화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될 있다. 다른쪽에 필요한 재원을 가져다가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중앙정부 지원까지 더해지면 복지에서 배제된 지역과 세대간의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위험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