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이라크의 시아파 최대의 성지도시인 남부 카르발라에서 3일(현지시간) 반(反)정부 시위대가 이란 총영사관을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미국 CBS방송 등은 4일 이라크 경찰 관계자의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시위대를 해산시키려는 보안군의 총에 맞아 3명이 숨지고, 1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3일 밤 카르발라에서 수십명의 반정부 시위대는 이란 총영사관을 공격하고, 건물의 외벽을 타고 올라갔다. 이들은 영사관에 걸려있는 이란 국기를 내리고, 자국의 국기를 꽂았다.
알자지라는 시위대들이 영사관 외벽에 스프레이로 "카르발라는 자유다. 이란은 나가라!"라고 적는 등 이란의 정치적 개입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고 전했다. 보안군은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발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3명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보안군 관계자는 시위대 19명이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으며, 경찰도 7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이라크 외무부는 외교공관의 보안은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이라고 표현하며, 시위대의 영사관 공격을 규탄했다.
지난달 초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현재까지 보안군의 진압으로 최소 25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에서는 정치권의 만연한 부패와 살인적인 실업률, 수도·전기 등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국민들이 극심한 민생고에 시달리고 있다. CBS방송은 이제 시위대들의 분노가 정부, 시아파 민병대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란으로도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라크 반정부 시위에 참석했다가 사망한 시민의 장례식에서 친척들이 오열하고 있다. 2019.11.04.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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