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참모 갈라놓으려는 시도…넘어가선 안 돼"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미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어떻게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지 보고 싶다'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는 추가 북미 정상회담을 설득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빠른 시일 내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2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김 고문의 담화를 통해 미국에 추가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했다.
[서울=로이터 뉴스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2019.06.30.CUSTOMERS: NO USE IN BROADCASTS. NO USE BY AUSTRALIA BROADCASTERS. |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북한은 워싱턴 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모두 적대적이고 요구사항이 많다고 믿기 때문에 처음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기를 선호해왔다"고 설명했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VOA에 "김 고문의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을 갈라놓으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의 적대적인 정책이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 때문이라고 비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판하지 않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는 것만이 스스로 원하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스티븐 노퍼 코리아 소사이어티 선임연구원도 비슷한 견해를 보이며 "북한은 백악관과 실무진 사이의 틈을 벌려 놓으려고 하는데 이런 계략에 미국이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의도와 달리 북미 정상회담이 빠른 시일 내에 열릴 가능성은 낮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외적으로도 다른 이슈가 산적한 상황에서 아무런 성과도 기대되지 않는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에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미국의 초점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맞춰질 것이라며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까지 현 상황이 이어질지, 아니면 외교적 시도가 더 많아지거나 북한이 도발을 통한 압박에 들어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지난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굳건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심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고문은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식견과 의사와는 거리가 멀게 워싱턴 정가와 미 행정부의 대조선정책 작성자들이 아직도 냉전식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사로잡혀 우리를 덮어놓고 적대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다.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며 미국에 공을 넘겼다.
heog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