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소비시대' 동시대의 흐름에 주목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2019 아시아 필름 앤 비디오아트 포럼(2019 AFVAF)'을 오는 31일부터 12월 15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필름앤비디오 영화관에서 개최한다.
2015년, 2017년에 이어 올해로 3회를 맞는 '아시아 필름 앤 비디오아트 포럼'은 아시아 독립영화 및 영상 예술 작가·기획자·제작자 간 연대를 위해 마련됐다. 2019 AFVAF는 '작가란 누구인가'라는 근본적 질문과 함께 소셜 미디어의 폭발적 증가로 '이미지 소비시대'가 된 동시대의 흐름에 주목한다. 비예술가들의 예술 참여, 공적 목적의 예술, 예술적 협업 등이 가져오는 변화를 들여다보고 예술과 윤리의 모호한 경계와 완결된 작품의 의미를 해체해본다.
포스터 [사진=국립현대미술관] |
2019 AFVAF는 리서치&렉처, 워크숍 프로젝트, 상영 프로그램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우리 리서치 &렉처 섹션은 호주 출신으로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하는 데이비드 테, 인도의 락스 미디어 콜렉티브, 임철민&김상숙이 각기 다른 주제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워크숍 프로젝트 섹션은 한국의 스페이스 셀, 인도네시아의 포럼 렌텡, 필리핀의 로스 오트로스, 베트남의 하노이 독랩 그룹들이 참여한다. 아시아 4개국 팀은 각 지역이 처한 환경과 역사를 바탕으로 '자본'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바탕으로 영상을 제작했다. 전체 40여 명 이상의 참여자들이 제작한 영상물은 자본에 대한 그들의 사고, 태도, 연구 과정을 나타내는 기록이다. 각 팀 대표는 연구 과정과 토론의 결과물을 포럼에서 발표한다.
상영 프로그램 섹션은 총 16개로 구성되며 기획 프로그램과 워크숍 프로젝트에서 다뤄지는 주제와 관련된 작품 40여 편을 상영한다. 리서치&렉처 섹션에 참여한 데이비드 테는 그의 연구 주제와 관련한 두 개의 상영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그가 선정한 작품은 제국주의와 왕권의 역사가 한데 엮인 카메룬, 탈식민지화 과정에 있던 인도네시아, 말레이 공산당의 역사 등 복잡한 정치사와 얽혀 있다. 또한, 데이비드 테의 기획 프로그램 안에서 제55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관(2013) 등 세계 유수 전시에 참여한 타마르 귀마래스의 작품이 슬라이드 프로젝트 설치로 상영된다.
상영 시간표 [사진=국립현대미술관] |
시리아 내전을 다룬 두 편의 다큐멘터리 '우리의 잔혹한 나라'와 '은빛 수면, 시리아의 자화상',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근대사의 치부를 드러내는 기록 영상을 재구성해 작업하는 김경만 감독의 '미국의 바람과 불', 셀프 카메라로 모험을 감행하는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 안에서 기묘한 실존으로 변해가는 도미닉 가뇽의 '고잉 사우스' 등도 상영된다.
2019 AFVAF의 개막작은 응우옌 트린 티(Nguyen Trinh Thi)의 '제5영화'다. 이 작품은 마오리족 영화 제작자 배리 바클레이의 텍스트, 식민주의와 베트남 전쟁의 상흔이 숨어있는 사진들, 작가의 친딸인 소녀가 움직이는 현재의 공간을 병치한다. 원주민의 언어와 같이 소외된 주변부를 남기는 영화의 한계를 짚어보고, 새로운 지형을 담아낼 아직 오지 않은 제5영화를 이야기한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