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재팬' 직격탄에 실적 악화…비상경영체제 선포
아시아나 매각·日 영향 장기화시 항공시장 재편 빨라질 듯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매각설을 부인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일본 여행객수 급감과 경기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에 비상경영체제다. 항공업계에선 향후 이스타항공을 포함한 저비용항공사 2~3곳의 통폐합 등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국내 대기업 및 사모펀드(PEF)등을 대상으로 1000억원대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며,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스타항공 여객기 [사진=이스타항공] |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전부터 시장에서 제기된 (매각 관련) 4~5가지 버전 중 하나"라며 "업황이 어려운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 매각설은 항공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2007년 설립 이후 지난 2016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일 정도로 재무구조가 부실한 것이 주 원인이다. 2016년 이후 작년까지 흑자를 냈지만, 올해 들어 실적이 다시 악화됐다.
우선 올해 초 선제적으로 도입한 보잉 737 맥스8 기종의 사고에 따른 운항 중단 여파로 큰 손실을 기록중이다. 거기에 7월부터 시작된 '보이콧 재팬' 운동에 따른 일본 여행객수 급감이 이스타항공의 실적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 이스타항공의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은 35%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달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대내외 항공시장 여건 악화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현재까지 누적 적자만 수백억원으로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회사의 존립이 심각히 위협받을 수 있다"며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뿐 아니라 과거 매각설이 나왔던 티웨이항공 등 나머지 저비용항공사들의 사정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이 지난 2분기 5년만에 274억의 영업손실을 낸 것을 비롯,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국내 6개 저비용항공사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 여행객수 증가에 따라 거의 1년에 하나씩 저비용항공사들이 생겨날 정도로 투자가 활발했지만, 견디지 못한 일부 LCC들이 10년만에 바닥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업계 공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2~3곳의 구조조정 및 통폐합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재 진행중인 아시나항공 매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향후 저비용항공업계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분리 매각 여부도 관심이다. 현재 위기는 저비용항공사들 뿐 아니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대형항공사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도 최근 3개월 단기 희망휴직제를 실시키로 하는 등 사정이 좋지 않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위기는 저비용항공사만이 아닌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업 전체의 위기"라며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함께 이미 구조조정은 시작됐다고 볼 수 있고, 현재 항공업계 위기 기폭제가 된 '보이콧 재팬'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항공업계 전체 재편이 앞당겨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