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관내 학원 줄어든 반면 개인과외는 늘어나
교육계 “불법 과외 양산...사교육 격차 더욱 심해질 것”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에 관한 공론화 작업을 추진중인 가운데 일요일에 학원 문을 강제로 닫게 만든다면 개인과외가 더욱 많아질 것이란 교육계의 예측이 나온다. 또 개인과외 범람으로 교육 격차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이어진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16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1980년 전두환 정부 때 재학생을 상대로 학원과 개인과외를 전면 금지해 과외가 음성화‧고액화 됐던 경험이 있다”며 “학원은 서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측면이 있는데 (학원 일요휴무제가 도입된다면) 빈부 간 사교육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원 일요휴무제에 앞서 대학 서열화와 그에 따른 치열한 입시 경쟁, 사회 구조를 먼저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014년 1기 선거 때부터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을 공약했다.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장해야 된다는 이유 등에서다.
서울시교육청은 2019년 본격적으로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에 관한 공론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전 여론조사와 열린 토론회, 2차례의 숙의 과정을 통해 11월 말 제도 도입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하지만 학원 규제에 따라 오히려 음성적인 불법 과외가 양산될 것이란 교육계의 분석이다.
실제 2010년 전국적으로 학원 교습 시간을 제한하는 조례 개정이 개정된 이후 서울 관내 학원은 줄어든 반면 개인과외는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3년 사이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학교 교과 교습 학원 및 교습소는 △2017년 2만3268개(학원 1만2869개‧교습소 1만399개) △2018년 2만3144개(학원 1만2814개‧교습소 1만330개) △2019년 2만2953개(학원 1만2663개‧교습소 1만290개)
같은 기간 개인과외 교습자는 △2017년 2만1760개 △2018년 2만3315개 △2019년 2만4120개로 집계됐다. 3년 사이에만 약 10% 증가한 셈이다. 과외 특성상 신고 없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과외 교습자가 더 많을 것이란 게 교육계 중론이다.
박종덕 학원총연합회장은 “학원 시간 규제(2010년)에 이어 일요일에도 학원 운영을 금지하는 법이 시행된다면 학원 운영의 어려움을 겪는 학원장이나 실력 있는 강사들은 과외 시장으로 대거 이동할 것”이라며 “학원이 규제의 포커스가 되니 그야 말로 ‘과외 망국’이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공론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1차 숙의과정(22일 개최)에 참여할 시민참여단을 모집하고 있다”며 “숙의과정에 못 들어가는 대다수의 시민들 의견을 듣는 열린토론회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최근 3년(2017~2019년) 사이 서울 관내 개인과외 교습자 수 추이.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