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존 볼턴 후임으로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로버트 오브라이언이 수개월 안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원 감축과 역할 제한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오브라이언 보좌관과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NSC는) 백악관 밖에서 정책을 조율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을 운용하진 않을 것이다. 그것은 부서와 기관들의 일"이라고 말했다.
또, NSC 정책 고문 인원을 기존 178명에서 117명으로 줄이고 싶다고 했다.
오브라이언은 그의 보좌진에게 자신의 일은 대통령에게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게 여러 선택권이 있을 수 있게끔 보장하는 것이라고 알렸다고 했다. 그는 NSC가 정책 수립을 시도하기 보다는 국무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터뷰에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요청하면 흔쾌히 국가안보 의견을 제시하겠지만 대통령이 그의 내각과 충분히 상의하고 난 뒤에 자신의 의견을 내겠다고도 했다.
NSC는 1947년에 제정된 국가안전보장법에 의거하여 국가안보에 관련된 국내정책, 대외정책, 군사정책에 대해 대통령에게 자문하기 위해 창설된 기관이다. 국가안보보좌관직은 국무부와 국방부 등 관련 부처를 오가며 대통령에게 외교·안보 정책을 조언하는 참모다. 그동안 NSC 보좌관은 자신의 능력 여하에 따라 때때로 정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기도 했다.
존 볼턴 전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 마찰로 지난달 10일 경질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과거 북한에 리비아식 비핵화 협상을 언급한 것이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와 이란 외교정책과 관련해서도 생각이 달랐다는 설이 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NSC 역할을 축소하고 국무부 역할을 키우겠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대(對)북한 정책에 그의 입김도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좌관직을 임명받은 오브라이언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국무부의 인질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로 활동했었다. 외국에 납치된 자국민 인질 송환 업무를 담당한 그는 2년여간 터키와 예멘 등에 억류돼 있던 자국민 인질 20명을 고국으로 데려오는 성과를 낸 바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5년 유엔 총회 미국 대표단에 발탁됐고 볼턴 당시 주유엔 미국 대사와 함께 일한 이력도 있으나 그의 본업은 변호사다. 그는 2016년에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에서 '라슨 오브라이언' 로펌을 세웠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