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서 연설..“北, 장거리 미사일 등 이미 개발..단거리도 위협”
방위비 분담에 대해선 “美가 너무 부담..공정히 분담해야”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현 상황에선 핵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미 협상 재개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전격 경질된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포럼에서 “시간은 핵 확산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북한과 이란에 만 이로울 뿐”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이 핵 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하지 않은 것은 명확해 보인다”면서 “사실, 나는 그 반대가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자발적으로 결코 핵 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9.09.30.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볼턴 전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했던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에 근거한 리비아 해법을 북한에 적용할 수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어 “(리비아가) 핵 포기 결정을 했던 이유는 당시 사담 후세인을 축출했고, 강력한 제재를 위한 법적 조치를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헸다.
볼턴 전 보좌관은 또 북한이 현재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감행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이제 핵탄두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은 실험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은 다행이 아니라 걱정해야 할 징후”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실험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여길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군사옵션 필요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볼턴 전 보좌관은 ‘새로운 방법’을 언급하며 북한에 상당한 양보를 시사하고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을 조목조목 비판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매파’인 볼턴을 전격 경질하면서 그가 리비아 해법을 내세워 북미 협상에 지장을 줬다고 비판했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은 “제재의 부분적 완화를 통해 경제발전과 핵·미사일까지 손에 넣겠다는 북한에 논리에 속아 넘어가고 있는 곳들이 있다”면서 한국 정부도 북한에 굴복하거나 속아 넘어간다고 비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한일 갈등과 관련, “미국 정부가 너무 수동적으로 대처했다”면서도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ISOMIA·지소미아) 연장을 거부한 것은 한·미·일 협력을 심각하게 약화시킬 뿐 아니라 주변 동맹국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우려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방위 분담금 문제에 대해선 한국이나 일본 등이 더 많은 부담을 져야한다고 입장을 보였다. 그는 “미국이 전 세계에서 부담을 너무 많이 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방위비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비용의 공정한 몫을 부담하라고 하는 게 부적절하지는 않다”고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