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방역땐 철새 분변 매달 4600여건 검사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감염원인 야생멧돼지에 대한 감시와 관리가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야생멧돼지 ASF검사를 사용한 시료 건수는 한달 평균 240건에도 미치지 못했다.
산청군 한 야산에 설치된 포획틀에 갇힌 멧돼지[사진=산청군] 2019.3.22 |
해당 자료에 따르면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올 9월말 현재 항원 715건, 항체 1310건에 대한 ASF 검사를 마쳤다. 동일 야생멧돼지 혈액 시료의 항원·항체 중복 검사를 고려하면 올들어 환경부와 농식품부가 야생멧돼지 ASF검사를 위해 이용한 시료는 2100여건에 달한다.
농식품부와 환경부가 올들어 한달 평균 240건에도 못 미치는 시료를 검사한 셈이다. 야생멧돼지 분변이나 병을 매개할 수 있는 야생동물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 거기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계획은 조류독감(AI) 초기 방역을 위해 실시하는 철새 조사 실태와는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올 10월부터 5개월간 매달 4600여건의 철새 분변 시료에 대한 AI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한다. ASF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사용하는 시료건수가 20배가량 차이나는 셈이다.
야생철새와 야생멧돼지 조사에 동원되는 인력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현재 수렵단체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15명 안팎의 조사단이 구성돼 예찰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AI철새 분변 채취를 위한 인력의 10%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김현권 의원은 "분변 채취와 같은 기초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수십만마리의 야생멧돼지를 사냥하고 ASF 바이러스의 90%이상을 야생에서 검출하고 있는 유럽 사례를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