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공개(IPO) 제한 및 상장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뉴욕증시에 입성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이 중국 기업의 IPO 요건을 강화하고, 상장 승인을 지연시키는 등 미국의 매파 움직임과 맞물려 관련 기업의 움직임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30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IT 업체 넷이즈의 이러닝 사업 부문인 유다오가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업체는 IPO가 이뤄질 경우 종목 코드 ‘DAO’로 거래될 예정이며, 주식 상장을 통해 3억달러 가량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넷이즈는 연초 유다오의 7월 미국 IPO를 계획했지만 양국의 신경전이 크게 고조된 데다 트럼프행정부가 특히 IT 업계를 겨냥하면서 차질이 발생했다.
이와 별도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현지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금 조달 현황을 조사하는 온라인 업체 36Kr 홀딩스도 나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나섰다.
2010년 설립한 베이징 소재 36Kr 홀딩스는 크레디트 스위스(CS)와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1억달러 규모의 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날 소식은 지난주 불거진 ‘금융 전쟁’ 리스크와 맞물려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와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의 뉴욕증시 신규 상장을 차단하는 한편 기존에 거래되는 종목의 상장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연기금을 포함한 미국 기관 투자자의 중국 투자를 가로막는 방안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세를 중심으로 한 양국의 무역 전쟁이 금융 전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다.
백악관이 이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해명했고, 재무부 역시 당장 중국 기업의 상장 폐지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경계감이 일정 부분 진정된 상황.
하지만 나스닥이 중국 소규모 기업의 IPO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고, 뉴욕증권거래소 역시 중국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등 시장 문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무역 전면전과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인해 이미 중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은 크게 위축됐다.
연초 이후 IPO 규모는 2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억달러에서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 2000년 중국 기업의 뉴욕증시 IPO는 700억달러를 웃돌았다.
한편 요다오는 올해 상반기 기준 1억명에 달하는 월 평균 이용자를 확보했고, 상반기 5억4850만위안(7990만달러)의 순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7% 증가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적자 규모가 1억6790만위안으로 두 배 가량 늘어났다.
36Kr 홀딩스 역시 올해 상반기 294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66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