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이 향년 86세로 별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유족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라크 전 대통령의 사위인 프레데릭 살라 바루는 “시라크 전 대통령이 이날 아침 그를 사랑하는 가족들에 둘러싸여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2007년 5월 15일 프랑스 파리의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에서 대국민 퇴임연설 중인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시라크 전 대통령은 수십년 동안 프랑스 정치 지도자로 활동했으며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장기 집권한 대통령이다.
그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엘리트 양성 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후 1962년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의 참모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1974~1976년과 1986~1988년 두 차례 프랑스 총리, 1977~1995년 파리 시장을 역임하고 1995년 작고한 미테랑에 이어 대통령에 당선돼 2007년까지 12년 간 대통령직을 수행했다.
시라크 전 대통령은 탁월한 정치적 감각으로 대선에 4번 출마해 2번의 성공을 거뒀으며, 인간적이고 친근한 면모와 매력적인 이미지로 대중으로부터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정치인으로 남았다.
시라크 전 대통령은 샤를 드 골 전 대통령의 위업을 이어받아 국제무대에서 프랑스의 위상을 높이는 데 주력했으며, 2003년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격렬히 비판해 ‘유럽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국제무대에서 프랑스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대통령으로서의 면책 특권이 종료된 2011년 파리 시장 역임 당시의 공금 유용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받는 불명예를 안았다.
시라크 대통령은 공직에서 물러난 후 신경 질환 등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몇 년 동안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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