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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합병 반발 알면서도...이동걸의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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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합병, 반발 예상에도 꺼내...금융위원장도 고사
제조업·대기업모델 한계...혁신·중소기업 육성에 신념 가져
산은 회장이 기업생태계 변화 역할 크고, 현 정권과 철학 공유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이 ‘산업은행-수출입은행 합병론’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합병론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 말 못 들었나”라고 답했다. 앞서 은 위원장은 16일 "산은과 수은의 합병은 이동걸 산은 회장의 사견일 뿐,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며, 논의 자체를 거부했다. 또 다른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 김용범 1차관도 "산은과 수은은 고유 핵심기능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로써 두 은행간 합병 이야기는 수그러들었다. 이러자 금융권에서는 이 회장이 주무부처와 사전 논의 없이 합병론을 꺼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흘러나왔다. 관(官)의 눈치를 많이 보는 금융권 입장에선 '이번 사안이 관의 입장에서 매우 불쾌해할 수 있다'고 본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이를 두고 정치권과 금융권의 시각을 종합해보면, 이 회장이 현 정권의 경제정책 핵심부와의 친분과 진보적 경제학 가치 공유, 그리고 금융산업 발전방향에 대한 본인의 철학이 확고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산은-수은 합병론은 여권 및 청와대 경제통과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행간 합병론의 당위성은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정책금융기관의 필요성에서 시작된다. 문재인 대선 후보 시절 캠프에서부터 ‘국책은행들 역할에 대해 ‘통합 필요성’은 이미 제기된 바 있다. 현 정권 초대 금감원장이었던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정책금융기관, 통합형 체제로의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보고서까지 내놓으며, 두 은행의 합병의 이론적 배경도 만들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권 3년 차로 접어들면서 이를 다시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환기하기 위한 분위기 전환용 합병론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발언이후 기재부와 금융위가 산하 기관장인 산업은행 회장의 사전논의 없는 ‘합병’ 발언으로 반발을 부를 것을 예상했을텐데도, 이 회장이 화두를 던진 것은 청와대 경제통과 교감이 있었다는 추론도 나온다.

현 정권의 경제브레인인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현 주중국대사), 윤석헌 금감원장 등은 대학교수로 오랜 시간 진보성향의 학문적 교류를 하고 다양한 인연으로 엮여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동걸 회장이 박근혜 정권시절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로 야인 생활을 할 때, 한림대 정치경영연구소에는 김상조 당시 한성대 교수 등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비판의 편에서 함께 싸웠다. 

이 회장과 윤석헌 원장은 경기고 선후배(63회, 68회)이자 서울대 동문이다. 장하성 주중 대사와도 경기고 동문이다. 이 회장과 윤 원장은 2016년 3월 출간한 ‘비정상경제회담’의 저자로 함께 이름을 올렸다. 비정상경제회담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등에서 근무한 전문가들의 경제 정책 토론을 엮은 책자다. 한국금융연구원 출신이라는 공통분모도 가졌다.

이 회장이 이들과의 친분을 직접 거론한 적도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금융감독위원회에서 1년 반 동안 부위원장을 할 때 “김상조, 윤석헌 교수들이 밖에서 너무 세게 이야기하면 불편하지 않냐"는 얘기가 많았다. 그러자 이 회장이 “친한 선후배 동료가 약하게 이야기하면 내가 일하기 더 어렵다. 내 욕도 하면서 세게 말해야….”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7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2019 서울'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왼쪽)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화를 하고 있다. 2019.07.23 mironj19@newspim.com

이런 인연 등으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후임으로 이동걸 회장이 유력했다. 정부로부터 금융위원장직을 제안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회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 그리고 산은 회장으로 국내 산업구조재편에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명을 이유로 일찌감치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전통적 제조업 모델은 성장한계에 부딪쳤다고 이 회장은 확신한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의 기능을 바꿨다. 기업구조조정 기능은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이관시켰다. 혁신성장기업 육성 8조원 규모의 성장지원펀드 조성, 벤처기업 IR, 벤처투자플랫폼인 케이디비 넥스트라운드 등 혁신성장 생태계 조성 체제로 전환했다. 이 회장은 뛰어난 혁신 기업을 발굴하고 키워내기 위해선 "1천억원 정도를 투자했다가 실패해도 견뎌낼 수 있는 정도의 투자자가 필요하다"면서 정책금융기관의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울 것을 주장했다. 

산은 관계자는 “이 회장은 임기 첫해 한국GM, 금호타이어, 대우조선해양, 아시아나항공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남은 임기(2020년 9월) 동안엔 혁신기업을 육성해 제조업 중심의 한국경제개발 모델을 바꾸는 데 모든 경영전략을 수립한다는 복안이다. 산은 내부 분위기는 구조조정이 아닌 혁신기업 육성하는 투자은행 전략이다. 다만 국회는 여전히 산은이 구조조정을 담당한다는 인식이 커, 이 점을 극복하는 데 애로가 있다"고 귀띔했다.  

이 회장은 이전 정부부터 '기업생태계' 변화를 신념처럼 여겨왔다. 그는 기업의 생애주기를 근거로, 벤처에서 시작한 기업이 큰 기업으로 커갈 때 일자리는 많이 생기지만 일단 기업이 성숙하면 더는 일자리가 안 생긴다고 봤다. 이에 우리나라 재벌들이 이제는 성숙한 기업이 돼 버렸고, 그렇기 때문에 좋은 일자리를 새로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관으로 컴백을 거부하고 산은 회장으로 남기를 택한 이 회장. 그가 남은 임기 동안 혁신성장 생태계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구축해낼 지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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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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