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두 기관 합병시 정책금융기관으로 더 많은 역할 가능"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0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책금융의 효과적 역할 수행을 위해 정책금융기관도 '구조조정' 할 필요성이 있단 논리다. 이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두 은행의 합병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김학선 기자 yooksa@ |
이 회장은 이날 산업은행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두 기관이 합병되면 훨씬 시너지를 내고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미래를 이끌어 갈 정책금융을 만들어 내야 하는 시기"라며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건의해 훨씬 강력한 정책금융기관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은행이 합병될 경우 정책금융의 제도화, 직원들의 자질 향상 등을 통해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어떤 CEO가 오든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시장의 기대만큼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향후 20년 내에 산은이 거두는 수익의 절반 이상을 국제금융 쪽에서 얻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그는 "산은의 글로벌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제금융에서 얻는 수익을 기반으로 국내 경제를 지원하는 데 쓰는 체제로 조직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은의 글로벌화를 위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방 이전설'에 대해선 논의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회장은 "일부 지역 정치인을 중심으로 산은의 지방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지만 정치권의 대세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할 이 시점에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은 진보가 아니라 퇴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쓸데 없는 논의를 멈춰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산은의 향후 과제로 ▲구조조정 상시화 ▲혁신성장 지원 ▲경쟁력 강화 등 세가지를 꼽았다.
우선 구조조정 상시화의 경우 "과거 정부에서도 묵혀온 구조조정 문제를 대부분 해결한 것으로 자평한다"며 "구조조정을 상시화하고 또 구조화하기 위해 최근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과 관련된 남은 숙제는 KDB인베스트먼트를 조속히 시장에 정착시켜 시장에서 작동하는 정상적 기관으로 만들고 더 나가아 시장의 일원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혁신성장 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조했다. 그는 "과거의 산업화가 한계를 보이는 상황에 새로운 혁신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한국경제가 정체를 겪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등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혁신성장의 발굴과 육성이 굉장히 중요하고 이에 대한 산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 건 등을 묻는 질문엔 답을 아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금호산업을 중심으로 한 매각 주체에 전부 일임해 아는 것이 없다"며 "주어진 여건하에서 가장 좋은 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에 참여해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이슈와 관련된 일본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과 관련해선 "일본이 합리적이고 또 냉정하게 판단해 주길 바란다"며 "정치적으로 좌지우지될 문제가 아니고 우리가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