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기업 내부자들의 올해 주식 매도가 20년래 최고치에 달할 전망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중심으로 한 뉴욕의 금융가 [사진=블룸버그] |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최고치와 거리를 크게 좁힌 상황과 맞물려 주가가 정점을 맞았다는 해석이 등장했다.
24일 시장 조사 업체 스마트 인사이더에 따르면 최고경영자와 최고재무책임자, 이사 등 미국 기업 내부자들이 9월 중순까지 팔아치운 주식이 190억달러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19년 연간 매도 규모가 26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이 경우 닷컴버블이 붕괴됐던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특히 미국 소매 공룡 기업인 월마트의 내부자들이 총 22억달러 규모로 주식을 매도했고, 화장품 업체 에스티 로더와 요가복 업체 룰루레몬의 내부자들도 공격적인 매도에 나섰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도 연초 이후 9억6000만달러 규모로 보유 지분을 매도했다.
기업 내부자의 주식 매매는 일반적으로 월가의 투자자들 사이에 향후 기업 수익성 및 주식시장 향방을 가늠하기 위한 바로미터로 통한다.
또 이들의 주식 매도는 대개 국내외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때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이용해 차익을 취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보스톤 파트너스의 마이크 멀라니 글로벌 증시 리서치 이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경기 하강 리스크를 높이는 데다 주가 밸류에이션이 높아 내부자들의 매도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방어적인 전략을 취하자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이익 침체도 내부자 매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스카이 브릿지 캐피탈의 트로이 가예스키 최고투자책임자는 “기록적인 기업 이익 증가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진단이 이들의 주식 매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